샴페인

샴페인
조현경 지음 / 예담 / 2011년 7월

젊고 아름다운 이라고 하기엔 조금 더 성숙하고 아름다운 그녀들의 이야기. 샴페인.
이 소설은 시원한 샴페인을 한잔 쭈욱 들이키는 느낌이었다. 상큼보다는 더 입맛이 돌게 만들고 입안에서 톡 쏘아주며 여운을 남기고 사라지는...
성공한 세 여자의 이야기. 처음에는 세명의 친구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굉장한 부잣집 딸로 태어나 엘리트 코스를 밟고 판사가 되어있는 구서진, 어려운 가정에서 태어나 자기에게 주어진 환경을 탓하지 않고 언제나 오뚜기처럼 일어나서 멋지게 모디스트로 성공한 윤희경. 이 둘은 친구이고 오랜시간을 함께해왔다. 그리고 소설의 시작점은 뉴욕에서 펼쳐지는 희경의 모자 패션쇼. 그곳에서 오랜만에 마주하는 두 친구. 이야기의 시작은 거기서부터다. 패션쇼가 시작하기 전 희경의 회사에 이사로 있는 희경의 남편이 회사 돈을 횡령했다는 혐의로 패션쇼장에서 경찰에게 잡혀가고 다행히도 그 자리에 있던 서진이 그 일을 해결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게 된다. 그이후로 펼쳐지는 그녀들의 이야기. 그리고 또한명의 여자 유혜리. 뮤지컬 배우를 꿈꾸고 있지만 한낮 코러스밖에 서지 못하는 그녀. 그러다가 어느날 자동차 사고를 당하게 되게 그 사고 덕분에 서진의 남편 노한규를 만나게 되고 그녀의 인생은 한규와 함께 하면서부터 날개를 단듯 날아오르기 시작한다.
소설은 서진이 자신의 빌라 수영장에서 크리스라는 젊은 모델 지망생을 만나게 되면서부터 클라이막스에 다다른다. 남편과 각방을 쓴지 7년이 넘어가는 부부. 터치가 그립지만 남편의 터치는 거부하는 서진. 그랬던 그녀가 크리스가 다가옮으로 인해 조금씩 차가운 벽이 무너져가게 되고 크리스를 희경의 패션쇼에 설 수 있게 부탁하기에 이른다.
이야기는 여기까지... 이 책은 성공한 그녀들의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성공한 그녀들은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를 이야기해주는 것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는 듯 했다. 지금 그녀들이 느끼고 있는 감정. 지나간 내 모습이 아니고 앞으로의 내모습이 아니라... 지금 나에게 처해있는 감정.
그래서 아마도 더욱더 집중있게 빠져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책을 손에 든 순간부터 놓을 수가 없어 새벽이 되는 줄도 모르고 읽고 있었으니까.
그녀들의 인생을 길게도 아니고 아주 조금 함께 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녀들과 아주 많이 알았던 것 같은 착각에 빠졌다. 그녀들의 상황에 귀기울이고 그녀들이 느끼고 있는 감정에 푹 빠져서 나도 모르게 눈물짓고 있는...
정말 순식간에 톡 쏘고 사라지는 샴페인같은 소설...
더운 여름날에 톡 쏴주는 책을 읽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한다. 성공한 그녀들의 이야기, 결코 지루하지 않은, 손을 놓을 수 없게 만드는 이야기. 샴페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