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빠이 여행자 마을
이민우 지음 / 북노마드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사람이 평생을 사는 동안 얼만큼의 여행을 다닐 수 있을까? 일년에 한차례씩 여름휴가를 떠나기도 하지만 이 휴가 외에 어디론가 가고 싶을 때 떠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내 주변을 살펴봐도 먹고 사느라 여행을 갈 시간이 없다는 사람들 투성이다. 정말 자신을 사랑하면서 지금 즐길 수 있는 것들을 찾아 즐기는 사람들 외에는 삶 때문에 여행을 포기하는 사람들.

나도 그와 다르지 않았다. 직장인이라 일년에 주어지는 휴가 10일.
그 10일도 모두 다 여행을 떠날 수는 없었다. 물론 이것도 핑계이겠지만…
그래서 인가보다. 언제부터인가 여행서적을 찾아서 읽기 시작했다.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들 때, 마음이 심숭 생숭할때, 막상 어디론가 사라지고 싶을 때 등등… 나는 대리만족이라도 느껴보려 그랬는지 여행관련 책을 읽곤 했다.

이번에 읽은 책도 여행 관련 서적. 먼저 책 맨 앞에 있는 문구가 내 마음을 끌었다.
“빠이, 여행자들의 메카!” 여행자들의 메카라고 하는데 얼마나 대단한 도시길래 메카라고 까지 이야기할까? 근데 나는 왜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을까? 그래서 인가보다. 정말 궁금했다.

이 책은 태국에 있는 빠이라는 곳을 여행하면서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을 인터뷰하며 다양한 방면의 여행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책이다. 저자처럼 장기간 여행을 다니는 사람, 빠이에 정착해서 커피를 팔고 있는 사람, 이곳에서 잠시 지내며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고 있는 털보아저씨,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는 사람 등 정말 많은 사람들과 삶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정을 나눈다. 그래서 일까? 읽는 내내 내 마음속에 저 깊은 곳까지 적시는 듯한 비가 촉촉히 내린 것 같았다.

읽으면서 가장 많이 느꼈던 것은 지금 이 순간 바로 오늘이 중요하다는 것. 오늘이 아니면 내일이 있을 수가 없다는 것. 지금 내가 행복해야 내 인생이 행복하다는 것. 그것을 빠이에서 지내는 사람들은 몸소 살아온 이야기를 들려주며 느끼게 해주었다. 도시에서 바쁘게 생활하면서 남들보다 더 앞서 나가는 것 참 중요하지만 그러는 동안 내 영혼은 말라 들어 가고 있다는 것을 지금까지는 이렇게 뼈저리게 느껴본 적이 없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목말라 하고 있었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게 되었다.
그렇다. 여행이 필요했다. 나를 채우는 것이 필요했고, 신선한 공기가 필요했고, 여유로운 마음이 필요했다. 그런데 나는 그것도 모르고 조금 더 조금 더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열심히 삶을 향해서 달리고만 있었다. 정작 나 자신은 돌아보지도 않은체…

진정한 나를 알아가고 사랑할 수 있게끔 다시 생각할 수 있게 만들어준 이 작가에게 진심으로 고마움을 표하고 싶다.
아마 내 평생에 머리맡에 두고 잊어 버릴만 하면 다시 읽고 읽고 또 읽게 되는 손에 꼽는 책 중에 한 권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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