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 차일드
김현영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사람들이 책을 읽는 이유는 무엇일까?
하나의 책을 선정해서 그 책을 읽어 내려가면서 얼마나 무수히 많은 생각들을 뱉어낼까?
어떤 장르의 책들을 읽는걸 선호할까?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계기는 바로 이 책을 읽고 난 이후였다.
[러브 차일드]
제목만 보아서는 굉장히 따뜻하고 미래 지향적인 이야기들이 펼쳐질 것만 같은 소설.
김현영 작가가 7년동안 침묵하고 있다가 드디어 풀어낸 새로운 이야기.
많은 인물이 등장하진 않는다. 인물? 사람이 등장했던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그런 만물의 영장이라고 하는 사람이 등장을 했었는지 읽고난 이후에는 다시 생각하게 된다.
화자는 태아령. 이야기하는 이가 내가 흔히 알고 있던 그런 어투를 쓰고 있지 않음에 생소하게도 느껴졌지만 저자는 사람들이 이 소설로 하여금 세상을 다시 보게끔 만들어내는 듯 했다. 마치 내가 새로운 세상에 들어가서 태아령의 이야기를 듣는듯한.
이 책은 우리가 생각하는 행복으로 찬란한 미래를 이야기하지 않는다. 소설이지만 아주 지극히 현실의 고통만을 이야기한 소설이라고 해야할까?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인공은 진과 수. 책에 등장하는 미래는 마치 날씨는 낮이지만 암흑에 있는 듯한 우리의 치부만이 드러나있는 그런 미래. 이미 한참전부터 문제화가 제기되었던 노령화시대. 저출산 시대. 저출산임에도 불구하고 수많이 행해지는 합법적인 살인인 낙태. 이것만 봐도 분명 밝고 희망찬 이야기는 아니다.
진. 아름다운 소년의 모습으로 평생을 살아왔으며 눈동자 속에 숫한 세월을 살아온 많은 사연이 담겨있는 소년.
수. 세월의 흐름이 온몸에 이야기되어 있는 이른바 폐기물이라고 하는 노인.
책은 이 두사람을 위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사람의 욕심이 얼마나 대단한지. 그 욕심이 어떻게 본인의 발목을 잡는지 등 온통 어두운 이야기 뿐이지만 그것을 뿌리칠수는 없다. 왜냐하면 그역시 인정하기 싫지만 우리에게 지독히 붙어있는 현실이기 때문.
물론 지금 책의 이야기를 다 하진 않겠지만 이 책을 읽고나면 인생에 대해서 다시한번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내가 살아온 그 세월을 다시 돌아보며 혹시라도 내가 무심결에 저지른 실수들이 이 어두운 세상에 한가지 일조했던 것이 아닐까? 하는 등... 다시한번 나에 대해서 신중해지는 시간이 되었다.
마음속에 희망을 갖기 위해서 책을 읽는 사람이라면 거부할 수도 있겠지만 요 근래 읽었던 소설중에서는 가장 현실적이며 가장 나에게 와닿는 소설이었던 것 같다. 7년만에 쓴 소설이 이토록 지극히 현실적인 소설이었다는... 작가는 본인의 글을 쓰면서도 주인공에게 너무나 미안했다는 소설 [러브 차일드].
이 책의 보너스는 책 뒷부분에 나와있는 작가의 인터뷰 내용이다. 그 내용을 통해서 나는 읽는 동안 내내 이해가지 않았던 부분들이 마치 막혀있던 봇물을 트여주는 것처럼 줄줄 이어지며 이해가되는 것을 느꼈다. 어둡다고 할만한 소설이지만 읽고 난 독자에게는 결코 어두움으로 남지 않을 소설. [러브 차일드]. 부디 이런 작가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조금 더 현실적이고 그것을 가리고자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까발려서 창피하리만치 적나라한 현실. 그런 이야기들이 우리에게는 필요하지 않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