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귀부인 살인 사건 탐정 글래디 골드 시리즈 2
리타 라킨 지음, 이경아 옮김 / 좋은생각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의학은 나날이 발전해서 암도 조기에 발견하면 치유되는 좋은 세상. 그런 세상에 지금 우리는 살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본인의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하고 몸에 좋은 것들을 챙겨먹는 세상. 더 이상 가난에 찌들어서 일만 했던, 그저 세끼니를 챙겨 먹을 수 있으면 무얼 먹어도 행복했던, 그런 세상은 많이 사라지고 있다. 심지어 지금의 나조차도 밥을 못먹는 것이 아니고 다이어트라는 명목하에 적게 먹으려 하며 살고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또하나. 많은 젊은이들이 결혼을 하지만 자녀를 낳지 않거나 한명만, 많아도 둘, 그 이상은 낳지 않는 세태이다. 한마디로 고령화 사회. 젊은이들의 취업률을 걱정하기도 하지만 노인분들의 인력도 무시하지 못하는 사회.
우리는 지금 그런 사회에 살고 있다.

노인이 되면 경제력을 상실하기도 하고, 몸이 아프기도 하고, 몸이 아프지 않아도 이미 기력은 떨어져서 점점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힘을 잃어버리는 것 같다. 때로는 가정에서 자녀들의 눈치를 보기도 하고, 갈곳이 없어서 근처 공원에서 맴돌기도 하고, 그나마 노인정에 가서 노인들과 담소를 나누는 분들은 나은 분들이라고 할 정도로 지금의 노인분들은 갈곳을 점점 잃어가고 있다.

그렇다면 사회는 이런 현상을 어떻게 해결해야만 할까? 사실 우리는 연세 드신 분들의 연륜을 무시할 수가 없다. 수 많은 세월을 살아오면서 몸소 헤쳐 나오면서 쌓인 경험의 재산들. 그것을 충분히 내보일 수 있게끔 이제는 더욱더 노인들을 위한 다양한 일자리가 나와야 하지 않을까? 다행히도 요즘은 사회 복지 부분에서 많은 변화가 일어나는 듯 하다. 나도 여기저기 다니면서 우리가 할머니 할아버지라고 부르는 분들이 사회 곳곳에서 본인들의 에너지를 쏟아 붓는 모습을 보곤 하니까.

이번에 내가 읽은 책은 유쾌, 상쾌, 통쾌한 할머니 탐정분들의 이야기이다.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재미있게 읽을법한 책이지만 궂이 추리소설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우리네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생각하면서 읽으면 나름 의미가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에 등장하는 주인공은 총 5분의 할머니 탐정. 책 맨 앞페이지를 펼치면 등장인물을 소개한다. 글래디스 골드, 에벌린 마코위츠, 아이다 프란츠, 벨라 폭스, 소피 메이어비어. 이분들의 평균연령은 76.4세. 사실 여든이 얼마 안남으신 분들도 있고 심지어 넘으신 분들도 있다. 대체 지팡이를 짚고 다니셔야 할 분들이 무슨일을 벌이고 다니시는 걸까?

글래디스 탐정 사무소는 노인들의 일이라면 가리지 않는게 특징. 당연지사 탐정들이 노인이기 때문에 노인전문 탐정 사무소. 할아버지가 바람피는지 확인해달라는 의뢰 등 갖가지 소소한 사건들을 많이 다루고 있는 탐정 사무소가 어느날 귀부인 할머니들의 돌연사를 듣고 추리를 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시작되는 이야기.
물론 여기서 책의 내용을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기존의 추리소설은 긴장감을 가지고 스토리를 진행했다면 이 추리소설은 주인공들의 이야기나 행동에 집중하면서 유쾌한 면을 앞세우고 있다. 그래서 긴장감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다소 밋밋하게 느껴질 수도 있으나 다른 면의 추리소설을 경험한다 생각하면 재미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앞에서 이야기 했던 연륜을 쏟을 만한 곳이 없다면 우리는 얼마나 많은 가능성을 읽어버리고 있는지를 생각해보게 되었다. 누구나 세월은 지나면 노인이 되고 죽는 날까지 쓸모 있는 사람이라 칭함을 받고 싶어한다. 그런 면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주는 면에서 한번쯤은 경험 해볼만한 책이라고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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