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나에게 쉼표 - 정영 여행산문
정영 지음 / 달 / 2009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겉 표지부터 나의 눈길을 끌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하늘인 아침해가 완전히 떠오르기 전 푸르스름한 새벽에 세상을 향해 열릴 준비를 하고 있는 것 같은 작고 아담한 창문.

그리고 들려주는 그녀의 여행이야기.




지하철 안에서도, 버스 안에서도, 점심시간의 짜투리 시간에도 그녀는 늘 나에게 여행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리고 나는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까르르 웃기도 하고, 슬그머니 미소를 짓기도 하고, 안타까운 마음에 한숨을 짓기도 했다.




내가 처음으로 혼자 갔던 여행이 생각났다.

제주도.

혼자 떠나는 것이 무서워 겁을 먹고 금방 돌아올까봐 일부러 돌아오기 힘든 곳을 택했던 곳이 제주도였다. 공항에 떨어지자마자 얼마나 겁을 먹었던지 버스 정류장을 찾는다고 공항 주차장을 빙빙 돌기만 했으니...

그녀의 이야기를 듣는 중에 그때의 내모습이 떠올랐다.

여행을 좋아하고, 책을 좋아하고, 글을 좋아하고, 음악을 좋아하는 나.

그녀와 참 비슷하다고 생각했는데 나는 그녀에게는 한참 모자란 여행 새내기라고나 할까?

그녀는 내가 배우고 싶은 점들을 너무나도 많이 가지고 있었다.

사람을 대하는 모습이라던가, 적응하는 모습이라던가...

보는이로 하여금 마음이 따뜻해 지게하는 신비로운 마술사 같았다.




그리고 그녀의 사진.

요즘 들어서 사진 찍는 재미에 빠진 나로서는 그녀의 사진들이 참 고마웠다.

정말 다양한 공간에서 그때만이 느낄 수 있는 분위기와 감정을 실어냈다고나 할까?

나도 그녀처럼 인생을 통해서 여행하다보면 언젠가는 그렇게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도 가지게 해준 그녀.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은 곧잘 묻는다. 여행지는 어디가 좋은지, 혼자 가도 괜찮은지, 어디서 머물러야 하는지, 위험하지는 않은지에 대해서. 그러면 나는 답한다. 우린 지금 지구를 여행중인데 걱정할 게 뭐가 있겠냐고, 여행은 삶의 논리와 별반 다르지 않으며, 삶의 일부일 뿐이니까. 그러니 인생이 끝날 때에야 비로서 여행도 끝날테니까.” 324페이지.




그녀의 말처럼 우리는 이미 좋든 싫은 지구여행을 하고 있는 게 아닐까?

나역시도 지구를 여행하다가 당신을 만났으며, 지금 이곳에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라고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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