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사적인, 긴 만남 - 시인 마종기, 가수 루시드폴이 2년간 주고받은 교감의 기록
마종기.루시드폴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편지를 써 본적이 언제일까? 이메일이 아닌... 손수 편지지에 쓰는 편지를...

나는 어릴 적부터 편지쓰는 걸 참 좋아했었다. 그래서 연애편지도 많이 쓰고 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처음으로 시를 접해본 시기는 중학생 시절. 그때는 시가 어찌나 좋던지... 시집을 많이 사기도 했었고, 직접 시를 지어보겠다며 쓰기도 많이 썼었다. 시를 쓰는 일은 20살 초반까지 계속 이어졌던 것 같다. 하지만 어느새 삶의 여유를 점점 잃어가면서 내가 누리던 기쁨도 조금씩 줄어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많이 읽던 시집도, 많이 적어 놓았던 일기장도, 그렇게 열심히 쓰던 내 모습도, 어느새 잊혀져만 가고 있었던 어느 날,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처음에는 왠지 다른 사람의 편지를 몰래 뜯어보는 듯한 호기심 어린 마음으로 한 장 한 장 넘겨가고 있었는데... 읽으면서 나에게는 다시 시에 대한 잊고 있었던 감정들이 되살아나고 있었다. 조윤석씨가 마종기 시인을 그리고 그분이 써 내려간 시를 사랑하는 마음처럼 나역시도 많은 시인들을 사랑했었는데... 그때의 잊고 있었던 내가 다시 생각났다.




두사람은 시를 하고 음악을 하는 사람이지만 예술이 본업이 아닌 사람들이다. 그래서 이를 본업으로 삼은 사람들보다 못할꺼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그건 아닌 말씀.

이 두사람을 보면 분명 예술이 업은 아니지만 굉장히 사랑하고 본인들의 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임을 깨달아 알고 있으며 그걸 표현해 내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들이다.

이제 나이 일흔이 넘어가는 그 순간에도 많은 사람들에게 쉽게 다가가는 쉬운 시를 쓰기위해 노력한다는 마종기 시인. 생명공학 과정에 매달리면서도 한시도 음악을 소홀히 하지 않고 살아온 조윤석(루시드 폴).




이 책은 이 두사람이 주고받은 서신으로 만들어졌다. 이 서신으로 인해 삶의 속이야기를 알게 되고 이 사회에 대해서 조금 더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으며 다른 이들이 느끼는 세상을 조금 더 알게되었다.




이제 나는 다시 시속으로 빠져 보려한다. 루시드 폴의 음악을 들으면서 읽는 마종기 시인의 시집은 나에게 또다른 어떤 인생을 선사할지 기대되는 저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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