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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 장사꾼 - 로알드 달의
로알드 달 지음, 김세미 옮김 / 담푸스 / 2016년 11월
평점 :
절판
올해로 로알드 달 탄생 100주년을 맞이 하는 날이다. 로알드 달은 20세기 최고의 이야기꾼으로 불리우는 이유는 로알드 달의 책을 다 읽고 나서 요약을 하면 별 내용이 없지만 그 별 내용이 없는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풀어내는게 로알드 달 소설의 특징으로 알고있다. 아동동화 작가로 널리 알려진 로알드 달은 성인들을 위한 단편도 여럿 남겼다고한다. 잡지에 게재되었던 단편 [손님]을 마음에 들어 했던 편집자가 창간 25주년을 기념해 좀 더 긴 이야기를 써줄 수 없겠느냐고 제안하면서 만들어진 장편소설 ‘나의 삼촌 오즈월드’(My Uncle Oswald)를 새롭게 번역한 책이다.
이 책의 핵심은 르누아르, 모네, 스트라빈스키, 프루스트, 푸치니, 라흐마니노프, 프로이트같은 세계적인 천재들의 정자를 모으는 과정이 주된내용이다. 주인공이 남수단에서 가뢰라는 정력재를 얻어 그걸 상류층에 고가로 판매를 하다가 그보다 더 많은 돈을 벌기위한 방법으로 지금에 소위 정자은행이라고 불리우는걸 만든것이다. 이 작품의 출판년도는 1979년이다. 1982년생인 본인이 태어나기 전에 탄생한 이 작품에 정자은행이라는 개념이 등장하였다는것 자체가 일단 놀라운 일이었다. 작가의 상상력이 빛이 나는 순간이 아닌가 싶다. 작품에 등장하는 오즈왈드는 세계적 천재는 물론 스페인국왕등 각궁의 왕들을 상대로도 정자를 수집하는데 그 세계적 위인들을 만날때마나 묘사되는 지극히 개인적인 성적취향이나 성격, 생활모습등은 이 책을 읽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 그리고 정자 채집에 사용된(?) 세계적인 위인들은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동시대의 사람들을 택했다.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나이가 차가 많이 나지만 같은 시대를 산 인물로 등장한것이다. 그런점에서 보면 허무맹랑한 판타지 같은 구성은 아니라고 생각이 든다. 하지만 위인이란 대부분 그 시대에 유명하다고 위인이 되기 보단 죽고난뒤에 위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주인공은 만나는 사람들이 후에 죽고나면 위인으로 남을거란 확실을 가지고 접근하는 장면 또한 로알드 달이 재치있게 묘사하고 있다.
로알드 달은 타고난 이야기꾼인것은 확실하다. 이번 초코릿 장사꾼의 내용도 크게 요약하면 별 내용은 없지만 그 사소한 내용이 무척이나 흥미진진하게 전개가 된다는 것이다. 정자라는 성적요소를 가미함에도 불구하고 성적으로 문란한 장면은 상세히 묘사되지는 않는다. 성관계라는 상황이 주요내용이지 성관계 장면에 대한 묘사는 불필요하다고 작가는 생각했는지는 모른다. 그래서 그런지 위인들을 만나 정자를 채취하는 장면을 읽을때는 위화감나 수치심이 들지는 않는다.
책의 후반부에 다가갈수록 과연 이야기가 어떻게 마무리가 되는지 궁굼함이 극에 달한다. 마지막 10페이지 남짓에서 이야기는 급전개로 치닫는데 반전 아닌 반전이 맞이 하는것으로 책은 마무리가 된다.. 책은 쉽게 읽힌다. 시간이 조금 여유있는 사람이라면 책을 집고 앉은 자리에서 다 읽을수도 있을 정도로 쉽게 풀어나가고 초반 도입부 또한 그렇게 책을 읽게끔 구성해 놓고 있어 로알드 달의 소설을 좋아하는 분이나 혹은 로알드 달의 소설을 처음 접하는 분이 읽기엔 좋은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