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조조전 1 - 농단의 시대, 흔들리는 낙양성
왕샤오레이 지음, 하진이.홍민경 옮김 / 다연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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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비, 관우, 장비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구성된 삼국지는 진수의 정사 삼국지가 아닌 나관중의 삼국지연의이다. 삼국지연의는 유가사상을 중심으로 서술이 되었기 때문에 유비가 선의 중심축으로 묘사가 되고 동탁이나 조조 같은 인물들은 악의 축으로 묘사가 된다. 삼국지연의에서 조조는 법가 사상을 받아 비열하고 인정없고 매몰찬 인물로 등장한다. 삼국지를 나관중의 소설로 처음 접한 독자들은 선과 악을 이분법으로 나누기도 했다. 허나 나라가 어지러운 환란 중에 과연 누가 악일까란 의문이 든다. 그렇다면 한고조 유방이 한나라로 통일을 할때 항우가 악의 축인가? 광개토 대왕의 영토확장은 우라 나라에서는 대단한 업적이지만 몽공이나 중국 입장에서는 전쟁을 할 수 밖에 없는 침략이다. 이렇듯 각자 가진 야망과 포부를 위해 상대방을 죽이는 것은 인륜적으로 보면 모두 악일 수도 있다. 이런 이분법적인 구분의 기준은 인과 예를 중시한 유가사상에 있다고 본다. 장비가 유비곁에 있어 좋은 사람으로 보이는거지 장비의 죽음에서 본 장비의 모습은 무지하고 방자하고 무분별한 인물일 뿐이다.


<삼국지 조조전>은 조조의 시선에서 바라본 삼국쟁패의 모습이다. 책은 총 15권으로 구성이 되어있으며 조조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이야기는 조조의 어린 시절부터 시작이된다. 다른 책에선 접하기 힘든 조조의 아명(아만)이 등장을 하고 죽마고우라고 표현할만한 하우연도 등장을 한다. 조조의 아버지와 이복동생과의 어린 시절 관계도 나온다. 천하통일을 꿈꾸는 조조의 야망이 어떻게 생겨났으며 또 어떤 사상을 가지게 되었는지도 자세히 설명이 되어있다. 책은 어렵게 서술이 되어있지 않다. 물론 생소한 지명이나 인물들의 이름은 어렵겠지만 대화로 많은 이야기를 이어가 쉽게 읽을 수 있다. 인물에 대한 묘사도 뛰어나 그 사람이 어떤 생김새인지 단번에 머릿속에 박힌다. 박경리 작가가 토지에서 보여준 인물묘사가 생각날 정도로 잘되어 있다.


모든 역사는 주관의 역사이다. 서기가 역사를 기록할때에도 서기의 주관이 반영되듯 객관적으로 묘사가 된 역사는 없다고 한다. 물론 소설로 편찬한 중국 삼국시대의 이야기이지만 익히 알고 있는 유비, 관우, 장비, 재갈량의 활약상에 취중해 있는 나관중의 이야기에 반기를 든다고도 할 수 있다. 아직 마지막까지 읽지 않아서 어떻게 마무리가 될지는 가늠하기 힘들다. 배신과 배반이 난문한 전장속에서의 조조의 모습, 오직 능력만으로 인재등용한다는 조조의 인사등용의 모습, 적벽대전의 패배로 도망가다가 관우랑 만났을때의 조조의 모습, 삼국통일을 앞두고 좌절하는 조조의 모습이 어떻게 그려질까 사뭇 궁금해진다. 물론 객관적으로 악하게 알려진 조조의 모습을 미화하진 않겠지만 인간 조조의 모습을 볼 수 있기에 이 책은 충분히 매력이 있다.


그리고 옮긴이 하진이, 홍민경의 노고에 감사를 취한다. 이문열이 번역한 나관중의 삼국지는 소설로 읽기가 많이 힘들었다. 많은 등장인물과 지명, 해석이 잘되지 않는 단어(한자)가 주를 이루어 탐독하기 힘들었는데 <삼국지 조조전>은 가독성이 탁월하다. 번역도 탁월하고 의미전달과 상황전달도 쉬웠으며 이해가 되지 않는 단어에 대해서는 괄호로 주석을 달아놓아 읽기가 좋았다. 새로운 시각은 우리에게 새로운 생각을 가져다 준다. 삼국지를 좋아하는 사람이면 꼭 한번 접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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