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가 불평등하다고 새로운 세상을 꿈꾸던 동물들의 혁명은 한 여름 밤의 꿈만 같았다. 스노우볼은 힘 한번 쓰지 못하고 쫓겨나야 했으며, 동물농장의 7계명은 모두가 꿈꾸는 유토피아가 될 수 있는 희망을 심어 주었다. 나폴레옹은 직권유지를 위해 자신의 잘못은 스노우볼에게 전과 시켰다. 스노우볼이란 적을 만들어 모두 적개심을 품게 하고 자신이 속한 나폴레옹은 항상 옳다는 그릇된 이념을 심어 주었다. 허나 그 누구도 그게 허황된 이념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메이저 농장 시절 보다 더 혹독한 생활을 하고 있지만 혹독하다고 생각하지 못하였다. 나폴레옹의 프로파간다는 성공적이 었다. 대를 거듭하면서 7계명은 몇 몇 동물들만 인지하고 있었다. 허나 그 동물들도 7계명을 희미한 기억 속에 잘못 오해하고 있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들이 꿈꾸던 유토피아와 함께 7계명은 자연스래 없어졌다. “두다리로 걷는자는 모두 적이다.”, “모든 동물들은 술을 마셔서도 안 된다.”, “모든 동물들은 침대에 자서도 안된다.”, “모든 동물들은 평등하다.”등과 같은 계명들은 기득권이 누리고 있었기에 상호모순적이라 없어졌던 것이다. 인간과 다르다고 평등을 꿈꾸던 동물농장이란 유토피아는 새로운 권력 타락으로 변질되었다. 돼지인지 사람인지 모르는 상태가 되면서 매이저 농장이 원래 이렇게 탄생했을 것 같다는 생각을 심어주면서 충격적으로 마무리가 된다.
조지 오웰의 소설 <동물농장>은 1945년 8월에 발표되었다. <동물농장>은 1917년 2월 혁명에서 1943년의 테헤란회담에 이르기까지의 구소련의 역사를 재현하면서 스탈린의 독재를 통렬하게 비판한 소설이라고 한다. 허나 실질적으로 책을 읽어보면 동물농장의 사회상이 스탈린만의 일은 아니다. 나폴레옹은 히틀러가 될 수 있으며, 김정은도 될 수 도 있다. 동물들의 무지함을 이용하여 자신들의 살을 찌우는 모습은 50년이 훌쩍 지난 지금의 모습과도 별반 다르지 않다. 조지 오웰은 불합리한 현실과 그릇된 가치관과 이념이 주는 고통에 거대한 펀치를 날리고 싶었던 것 같다. 풍자의 매력이란 이런 것이다. 허균의 홍길동전이 최초의 한글 소설로 가지는 의의는 누구나 읽을 수 있도록 한글로 만들어 졌다는 것과 탐관오리의 추태와 만행에 의해 서민들이 겪는 고통을 홍길동이란 의인을 등장시켜 체제를 반하는 절실한 풍자로 통쾌하게 그려냈다는데 있다. 나라가 부패할수록 풍자 혹은 페러디가 만연하며, 마당놀이가 그 뜻을 같이 하고 있다.
문학마을에서 김지현 작가의 엮으로 새롭게 편찬한 <동물농장>은 손에 잡히는 작은 크기로 양장본으로 된 책이다. 다소 어렵게 느껴지는 책의 무개를 누구나 읽을 수 있게 가독성을 높였으며, 책의 곳곳에 등장하는 돼지들과 동물들의 모습을 그려낸 삽화는 읽는 재미도 더 해준다. 책의 끝에는 작가 소개와 더불어 이 책이 가지고 있는 의의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고전은 제목은 알지만 읽지는 않은 책이라 한다. 조지오웰의 동물농장은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이 책은 가독성만큼은 탁월하다. 동물농장을 읽고 싶으나 책장을 넘기기 힘든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