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위대한 여정 - 빅뱅부터 호모 사피엔스까지, 우리가 살아남은 단 하나의 이유
배철현 지음 / 21세기북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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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거북이는 물위에서 뭍으로 나와 수십개의 알을 낳고 홀연히 사라진다. 부모의 보살핌은 없다. 스스로 알을 깨고나와 천적을 피해 바다로 나아가야한다. 수십, 수백개의 알 중에 바다로 나가는 거북이는 몇 안된다. 그러나 바다도 안전하지 않다. 바다속에서도 새끼거북이를 노리는 천적은 다양하다. 그 중에 살아남은 거북이가 다시 대를 이어간다. 거북이는 종족번식의 문제해결 방안으로 수십개의 알을 낳는 것으로 진화했다. 서로 보살펴줄수 없고 천적에 대항하는 방법이 없으므로 수십개의 알을 낳아 종족보존의 방법을 확률로서 높였다.거북이 외의 다른 동물들도 경우는 비슷하다. 무리 생활을 하는 동물들이 차이가 나긴 하지만, 이들 동물들은 스스로 자신을 보호하며 먹이를 구하고 생활한다. 그러나 자연에서 가장 연약한 존재는 인간이다. 여타 생명체와 다르게 인간은 태어나면 스스로 자립할때까지 부모의 보살핌이 필요하다. 인간은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성인이 되기 전까지 스스로 먹을 것을 구하기도 힘들며, 자신을 위험에서 보호할 수도 없다. 생활에 필요한 교육도 필요하다. 이렇게 가장 약한 존재인 인간은 가장 위험한 존재 또 가장 고귀한 존재로 어떻게 살아남았을까.


무리를 형성해서 양육강식의 자연에서 동족간의 생존을 위해 경쟁하며 살아가는 것은 동물도 가능하지만, 인간과 동물이 다른점은 생각해서 무엇을 창조해 내는 능력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인류학자들은 인간이 동물과 다르다고 구분을 짓는 시점을 직립보행으로 보고 있다. 직립보행이 가능해지면서 인간은 손이라는 도구를 이용하게 되었으며, 생존에 가장 중요한 불을 다루게 되었다. 불은 인간의 발달과정에 가장 핵심적이다. 질긴 생고기를 구워먹으므로 거대했던 소화기관과 턱은 줄어들었다. 뇌는 더욱 커졌으며, 맹수들의 위험에서도 자신을 보호할 수 있었다. 허나 이런 단순한 진화과정만이 인간이 동물들과 다르다고 할 수 없다.


배철현 교수는 [인간의 위대한 여정]이란 책에서 인간의 본연의 모습을 다양하게 묘사하고 있다. 첫장에선 진화론과 창조론을 허점을 날카롭게 지적하며 태초의 인류의 시작에 대한 답을 정의하진 않았다. 그러나 태초에 인간이 존재하고 있었다던 고대 유물과 유적의 흔적을 시작으로 인류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설명하고 있다. 호모 사피엔스란 말이 주는 의미처럼 인간은 도구를 창조해서 만들어서 사용하였으며, 불을 능수능란하게 다루었다. 동물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털을 제거하고 엄청난 지구력으로 먹이를 사냥하였으며, 사적인 공간에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도 가졌다고 한다. 그리고 생존엔 전혀 도움이 되지않는 문화 활동을 시작한다. 벽에 그림을 그려 자신의 존재와 자신의 생각을 알렸다. 요리를 하면서 식탁문화를 창조해 내었다. 이런 배철현 교수의 고찰은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를 반박하기에 충분해 보였다. 문자와 언어가 발명되기 이전에도 충분히 인간은 공동체의 생존을 서로 돕고 살았으며, 도구를 만들어 공유하고 사용했다. 사냥한 음식 또한 혼자만 먹는 것이아니라 같이 나누어 먹었다.


알타미라 동굴의 벽화를 보고 피카소가 이렇게 말했다.

우리 중 누구도 이렇게 그릴 수는 없다. 알타미라 이후 모든 것이 쇠퇴했다.”


예술문화가 확립되기 이전에도 인간은 자신의 내면을 표현했다. 자신의 생각을 타인에게 피력하여 새로운 소통의 장을 마련하였다. 우주에서 바라보면 지구는 창백한 푸른점에 불과하지만 배철현 교수가 말하는 인간이 걸어온 이 위대한 여정은 우주보다 더 신비하고 찬란하며 우월하다. 가장 나약하지만 가장 강하고 아름다운 인간 본연의 모습을 [인간의 위대한 여정]이란 책에서 만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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