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리의 '토지'란 책을 들어본사람은 있어도 다 읽어본 사람들은 많이 없는 걸로 알고 있다. 조정래작가의 태백산맥과,아리랑과 마찬가지로 대한민국의 근현대사를 거침없이 이야기하는 대하소설로 유명하다. 박경리 작가의 '토지'에는 수많은 등장인물들이 등장을 해서 책을 읽다 중간에 놓치거나 혹은 인간관계에 대해 헛갈리기 시작하면 읽기가 매우 힘이드는건 사실이다.
대한민국 문학사의 한획을 그은 토지란 작품을 오세영 만화가가 만화로 옮기는것에 도전하여 성공하였다. 총 4부로 17권으로 구성이 된 이 책은 박경리 작가의 원작을 최대한 손상시키지 않고 만화로 옮겼다는 작가의 말처럼 탄탄하게 구성이 되어있다. 등장인물간의 대화는 그때 그시절 사투리고 묘사하였으며, 이해가 되지 않는 사투리를 주석을 달아 문맥을 이해하는데 어렵지는 않다.
수많은 소설들이 만화나 영화로 만들어 진다. 이런 소설들을 시각화한다는건 독자의 상상력을 잡아 먹는다는 단점이 있다. 독자가 읽으면서 떠올린 주인공들의 모습과 그 시대 배경, 날씨, 등장인물들의 표정은 독자의 머릿속에서 상상으로 만들어저 각인시켜지는데 만화나 영화는 그 상상력을 단절시키는 단점이 있다. 그런데 이 오세영이 그림으로 옮기 토지는 조금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최대한 그 시대적 배경을 살릴려고 한 작가의 노력이 한컷한컷보이며, 부잣집 최참판가에서 일하는 하인들의 표정들이 생생하게 표현되어있다. 영화나 드라마에는 미술감독이 있어 영화감독이 생각하는 영화의 배경이되는 장면들을 미술감독이 총괄하여 표현하는데 만화는 만화가 본인이 그 시대적 배경에 걸맞는 자료를 수집하여 이해하고 그림으로 표현한다. 그런 점에서 보면 만화 토지의 배경은 작가가 얼마나 신경을 써서 만들었지도 정지되어있는 장면장면마다 작가의 노고를 느낄수 있을것이다.
책으로 토지를 접한는것, 무척이나 매력적인 일이다. 하지만 만화로 토지를 만나는것 또한 또다른 매력이다. 책이나 드라마로 토지를 만나본 독자는 오세영 작가가 그린 토지를 한번 만나봤으면 한다. 그리고 아직 토지를 어떤 매체든 접하지 못한 독자도 만나봤으면 한다. 조선왕조의 붕괴로부터 근대 한국이 성립되기까지 민중의 삶을 만화로 가장 잘 표현한 작품이기에 더욱 추천하는 바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