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역사 - 인류 문명을 파괴하는 ‘초극단적 재난’
최경식 지음 / 갈라북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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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최경식 작가의 『전쟁의 역사』는 전쟁사를 잘 모르는 독자라도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책이다. 전쟁이라는 주제가 워낙 방대하고 복잡한데, 이 책은 그 수많은 전쟁사를 704쪽에 담아내면서도 읽는 사람이 부담스럽지 않게 풀어냈다. 책은 모두 10개의 전쟁이 수록되어 있는데 보통 하나의 전쟁만으로도 한 권이 나올 만큼 자료와 사건이 많지만, 작가는 중요한 사건을 축약하면서도 원인과 전개, 그리고 결말까지 놓치지 않고 세밀하게 서술해냈다.


이 책의 장점은 무엇보다 가독성이 높다는 점이다. 글이 어렵지 않고 전개가 매끄러워서 술술 읽히는데, 전쟁사를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이해할 수 있게 풀어낸 것이 돋보인다. 물론 생소한 인물이나 머릿속에 선뜻떠오르지 않는 지명 때문에 읽는데 다소 어려움이 있지만, 전체적인 흐름을 이해하는 데 큰 걸림돌은 아니다. 오히려 이런 낯선 이름들이 전쟁사를 더 생생하게 느끼게 해주기도 한다.


책에 담긴 전쟁 목록을 보면 남북전쟁, 러일전쟁, 제1차 세계대전, 중일전쟁, 독소전쟁, 태평양전쟁, 한국전쟁 등 세계사의 중요한 전쟁들이 총망라돼 있다. 특히 남북전쟁이나 서부전역 같은 전쟁은 관심 있는 사람이 아니면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을 통해 알게 되면 꽤 흥미롭게 읽힌다. 예를 들어 남북전쟁이 노예해방으로 이어지고, 그 과정에서 게티즈버그 연설이 탄생했다는 부분은 미국사를 깊이 몰라도 감탄할 만한 대목이다. 게티즈버그 연설 전문까지 실려 있어서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연설문이 어떤 맥락에서 나온 것인지도 바로 이해할 수 있다.


또 한국전쟁 부분은 우리에게 더 특별한 의미를 준다. 동족상잔의 비극이자 아직 휴전 상태로 남아 있는 현실 속에서, 이 책을 읽는 것은 단순한 과거 회상이 아니라 앞으로 우리가 어떤 미래를 만들어가야 하는지를 고민하게 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같은 현재 진행 중인 전쟁을 떠올리면, 전쟁의 참혹함이 결코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그래서 이 책은 단순히 전쟁사를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평화의 소중함을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역할도 하고 있다.


704쪽의 방대한 분량이라고는 하지만, 읽고 싶은 전쟁사만 골라 읽는다면 부담스럽지 않다. 하나씩 읽다보면 저절로 완독할 수 있는 기적을 맛볼지도 모른다. 오히려 여러 전쟁사를 한 권으로 묶어놓았기 때문에 입문자에게는 개략적인 흐름을 파악하기 좋은 책이다. 전쟁사에 깊은 지식이 없어도 읽을 수 있고, 동시에 전쟁사에 관심이 많은 사람에게도 충분히 유익한 내용을 담고 있다. 말하자면 입문서이면서도 전문서 같은 성격을 동시에 갖춘 책이다.


무엇보다도 작가가 역사에 대한 애정과 집요함을 담아냈다는 것이 느껴진다. 어릴 때부터 한국사와 세계사, 전쟁사 관련 책을 읽으며 쌓아온 내공이 『전쟁의 역사』에 녹아 있는 것이다. 이미 『숙청의 역사』, 『암살의 역사』 같은 책을 집필한 경험도 있어서인지, 방대한 자료를 정리하고 요약하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생각된다.


결국 이 책은 전쟁사가 낯선 사람도 쉽게 읽을 수 있고, 전쟁사에 익숙한 독자에게도 다시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책이다. 전쟁은 어떤 이유로도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단순하지만 절대적인 메시지를 전하는 책이기도 하다. 평화를 위해 우리가 왜 과거를 알아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책이라서, 전쟁사에 관심이 있든 없든 한 번쯤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다. 아울러, 지금도 세계 곳곳에 일어나고 있는 국가간 전쟁이나 국부적 내전이 있는 국가는 이 책에 수록되어있는 전쟁을 반면교사삼아 하루빨리 전쟁을 끝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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