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랑말랑한 머리를 만들기 위한 사고 훈련 - 눈에 보이지 않는 구조를 풀어내다
호소야 이사오 지음, 요시타케 신스케 그림, 이정환 옮김 / 나무생각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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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자기중심적인 하나의 가치관을 고집하여 다른 사람의 가치관이나 사고방식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관습이나 전례 등을 그때까지의 고루한 상식을 절대시하고 새로운 현상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인다.”

《말랑말랑한 머리를 만들기 위한 사고 훈련》의 머리말에 나오는 문장이다. 나이가 들수록 우리는 흔히 이렇게 사고가 굳어버린다. 어떤 문제를 마주할 때 지금까지의 경험에만 의존해 해결하려 하고, 낡은 관습과 기준에 스스로를 가두기도 한다. 결국 눈을 감고 귀를 닫은 채 자기중심적으로만 생각하는 모습, 요즘 말로 하자면 바로 ‘꼰대’가 된 것이다. 문제 해결이나 소통에서 이보다 더 위험한 태도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이렇게 굳어버린 머리를 다시 부드럽게 풀어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일본의 비즈니스 컨설턴트이자 칼럼니스트인 호소야 이사오는 《구체와 추상》, 《일에서 살리는 지두력》 등 여러 책을 통해 문제 발견과 해결, 사고력 단련에 대해 연구해온 저자다. 이번에는 세계적인 그림책 작가 요시타케 신스케와 함께 《말랑말랑한 머리를 만들기 위한 사고 훈련》을 펴내, 유연한 사고 습관의 필요성과 방법을 구체적으로 들려준다.

이 책의 요점은 머리말에 이미 담겨 있다.

“하나의 가치관에 사고방식을 가두지 않고 상황과 상대에 따라 유연하게 바꿀 수 있어야 한다.”

“다른 사람이 생각하지 못한 참신한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떠올릴 수 있어야 한다.”

이런 ‘말랑말랑한 머리’는 특히 요즘 직장에서 가장 큰 화두인 MZ세대와의 소통과 이해에서도 필수적이다. MZ세대의 가치관과 행동을 기성세대의 잣대로만 판단하면 도무지 납득되지 않는 일들이 많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를 억지로 끼워 맞추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입장을 이해하려는 시도 자체다. 사실 이렇게 ‘다르게 생각하려는 시도’만으로도 이미 절반은 성공한 셈이다. 왜냐하면 저자도 말하듯, 유연한 사고를 위해 가장 어렵고도 중요한 것은 스스로 유연하지 않음을 자각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의 실마리는 대부분 깨닫는 순간부터 풀린다. 내가 부족한 점을 깨달아야 비로소 책을 읽고 강의를 듣게 되고, 변화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기 때문이다.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는 말은 그래서 여전히 유효하다.

이 책은 딱딱한 사고 습관을 자각하는 훈련부터 물리 법칙으로 생각의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법, 사고력을 두 배로 키우는 발상의 전환, 그리고 유연한 사고를 위한 뜻밖의 관점을 던져주는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내가 특히 흥미롭게 읽은 부분은 3장, ‘사고력을 두배로 키우는 발상의 전환’이다. 우리는 보통 자산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저자는 자산이 많으면 오히려 안전하지 않은 나라에서는 신변의 위협이 되고, 상속 다툼이 생기며, 유명세로 사생활이 사라질 수도 있다고 말한다. 새로운 것에 도전할 때도 마찬가지다. 가진 것이 많으면 실패의 충격이 훨씬 크다. 회사의 브랜드 이미지도 그렇다. 브랜드가 확립되면 그 이미지를 깨고 새롭게 도전하기가 어렵다. 한 분야의 전문가도 마찬가지다. 이미 쌓은 지위와 명성이 새로운 영역으로의 도전을 더 무겁게 만든다. 반면, 아무것도 없는 초보자라면 오히려 가벼운 마음으로 새로운 일에 도전할 수 있다. 결국 새로운 시도와 학습의 순간에는 지식과 경험이 오히려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저자는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거나 새로운 지식을 받아들일 때 전문가가 반드시 유리하다고는 할 수 없다. 유연한 사고를 할 때 지식이 오히려 적이 될 수도 있다.” (p.108)

글의 서두에서 말했듯이, 이 책을 굳이 찾아 읽어보겠다고 마음먹은 사람이라면 이미 머리는 반쯤은 말랑말랑해진 상태라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깨닫는 순간이다. 그리고 그 깨달음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다.

결국 이 책은 이렇게 묻는다.

“지금 당신의 머리는 얼마나 말랑말랑한가?”

변화가 빠르고 상식이 금세 뒤집히는 시대에, 딱딱한 머리로는 오래 버틸 수 없다. 익숙한 생각을 벗어나고, 고정관념을 깨뜨리며, 낯선 관점을 받아들일 수 있는 유연함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지금보다 조금 더 부드럽고, 조금 더 유연한 머리를 가지고 싶다면 《말랑말랑한 머리를 만들기 위한 사고 훈련》은 좋은 출발점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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