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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 눌 때 보는 신문 경제 ㅣ 똥 눌 때 보는 신문
김선 지음, 이혜원 그림 / 삼성출판사 / 2025년 4월
평점 :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요즘 아이들은 신문을 거의 접해보지 못했다. 신문이란 단어는 들어봤지만, 직접 펼쳐서 읽어본 경험은 아마도 드물 것이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속 짧고 자극적인 영상에 익숙해진 요즘 아이들에게 신문은 낯설고 멀게 느껴진다. 요즘 아이들은 잠깐의 무료함도 견디지 못하고 틈만 나면 영상을 찾고, 긴 글을 읽는 것은 귀찮아했한다. 이런 습관은 자연스럽게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깊이 있는 사고를 방해한다. 더구나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은 시력 저하, 수면 장애, 광고 중독까지 여러 문제를 일으키니 부모 입장에서는 늘 고민일 수밖에 없다.
그런 요즘 아이들에게 ‘똥 눌 때 보는 신문’은 재미있는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다소 엉뚱해 보이는 제목 덕분에 처음엔 호기심을 갖고 웃으며 펼쳤지만, 막상 읽어보니 내용이 알차게 구성되어 있었다. 경제를 중심으로 구성된 어린이 신문이지만, 한자, 생활영어, 기네스북 기록, 유머, 괴담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어 지루할 틈이 없으며, 짧고 흥미로운 기사 형식이라 아이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고, 자연스럽게 독서 습관을 들일 수 있을 것 같았다. 특히 화장실이라는 일상적인 공간에서 스마트폰 대신 신문을 보는 것은 생각보다 효과적이으로 보인다. 배변 시간에 한 부씩 읽으니 오랫동안 화장실에 머무는 습관도 고쳐지고, 짧은 시간 동안 깊이 있는 정보를 얻는 뿌듯함도 느끼게 될것 같다.
우리 집 화장실 한켠에는 이제 스마트폰 대신 ‘똥 눌 때 보는 신문’이 자리 잡았다. 하루 한 부씩 읽다 보니 아이도 점점 경제 개념이나 생활 상식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어느새 신문에서 본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일상 대화에 꺼내기도 한다. 짧고 빠른 정보에만 익숙했던 아이가 집중해서 글을 읽고, 새로운 것을 배우는 즐거움을 알아가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지만 조금씩 적응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다.
이 책은 단순한 어린이용 읽을거리가 아닌것 같다. 종이 신문을 읽는 감각을 아이들에게 다시 연결해주고, 스마트폰이 아닌 책을 통해 세상을 배우는 기회를 만들어준다. 물론, 어른도 마찬가지다. 아이가 읽다 놓은 신문을 펼쳐 읽었는데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억지로 시키는 공부가 아닌, 생활 속 자연스러운 독서로 사고력과 상식, 습관까지 바뀌는 경험을 조금씩 느끼는 요즘이다. 요즘 같은 시대에 이런 작은 변화가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느끼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