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거벗은 세계사 한정판 세트 - 전5권 벌거벗은 세계사
tvN〈벌거벗은 세계사〉제작팀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4년 8월
평점 :
품절


벌거벗은 세계사는 tvN에서 2022년부터 방송하던 세계의 역사를 파헤치는 프로그램이다. 기존의 역사책에서 알 수 없었던 역사적 사건의 숨겨진 이면을 전문가가 근거가 되는 자료를 바탕으로 흥미롭게 설명한다. 영상으로 접하는 지식과 정보는 휘발성이 강하다. 자극적으로 기억에 남기는 하지만 책으로 읽는 방법이 기억에 오래 남는다. 벌거벗은 세계사는 역사적 공통점을 큰 카테고리로 분류하여 단행본으로 이미 출판하였고 20만 권이 팔리는 기염을 토했다. 교보문고는 이런 큰 인기에 보답하고자 단행본보단 저렴한 가격으로 벌거벗은 세계사 세트를 출간하였다. 세트는 총 5권으로 사건편, 인물편, 전쟁편, 경제편, 잔혹사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벌거벗은 세계사란 제목처럼 책은 기존에 알고 있던 역사적 사실에 숨겨진 이면을 보여준다. 가령, 사건편에 등장하는 삼국지에서 조조와 제갈량을 다루고 있는데 우리가 기존에 알던 조조와 제갈량의 전혀 다른 모습을 책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잔혹 무도하고 인정사정없는 인물로 각인되어 있는 조조는 삼국지연의에서 나관중에 의해 각색된 인물이었고, 제갈량 또한 실제 능력에 비해 과대평가된 인물이라고 한다. 나관중이 삼국지연의를 집필할 때는 유교가 중요시되는 시절이라 진수의 정사 삼국지를 바탕으로 삼국지연의를 집필할 때 반영하여 집필하였으며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조조의 모습과 제갈량의 모습은 그렇게 탄생하였다. 또한, 사건편에서는 인류 최악의 전염병인 페스트와 우리나라의 아픈 기억으로 자리 잡은 청일 전쟁과 러일전쟁의 이면을 보여주고 있다.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은 순간의 선택이 얼마나 최악으로 치달을 수 있는지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다. 불공정 조약으로 인한 중국과 러시아의 개입, 그리고 서구 열강들이 광산이나 철도 부설권 등 돈이 되는 사업들을 이때다 싶어 숟가락 들고 자기 밥그릇에 밥을 채우는 모습이 너무 괘씸하다고 느껴진 동시에 나라의 수장들의 무능함에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인물편에서는 진시황제, 칭기즈칸, 콜럼버스, 나폴레옹의 숨겨진 이면을 다루고 있으며 전쟁 편에서는 중세 시대 100년 전쟁부터 아프가니스탄 전쟁, 유고 내전, 우크라이나 전쟁 등 가장 최근에 발생한 전쟁까지도 다루고 있다.

경제편에서는 메디치 가문과 영국의 노예무역, 기축통화, 산업 혁명 그리고 석유 패권 전쟁 등이 등장한다. 메디치 가문은 르네상스시대 예술을 부흥시킨 주역이다. 미켈란젤로, 레오나르도 다빈치 등을 후원하였으며 갈릴레오도 후원하여 과학기술 발전을 부흥시켰다. 여기서 의문이 생긴다. 도대체 메디치 가문이 도대체 뭐길래 이렇게 막대한 부를 통해 예술가를 후원하였는가? 심지어, 메디치 가문은 귀족도 아닌 평민이었다고 한다. 메디치 가문의 막대한 부는 그 시절 최대 권력자였던 교황을 통한 은행업에서 출발하였으며 온갖 권모술수를 통해 부를 축척했다고 책은 전한다. 막대한 자금을 빌려주고 신뢰를 보장하고 이에 따라 신임을 얻어 더욱 많은 돈을 관리하고 매디치 가문의 숨겨진 이면은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놀라움을 더한다.

잔혹사편은 마녀사냥을 시작으로 서부 개척사(인디언)에 관한 이야기와 영화 블러드 다이아몬드로 유명했던 시에라리온의 다이아몬드 채굴 사건, 그리고 홀로코스트와 원전 폭발을 다루고 있다. 잔혹사편은 제목 그대로 잔혹하다. 마녀 사냥에 등장하는 고문 방법은 경악을 금치 못할 정도로 끔찍하며 치를 떨게 한다. 인디언을 학살하는 장면이나 투표를 못하도록 손을 자르는 시에라리온 반란군의 만행, 2차 세계대전에서 발생한 유대인 홀로코스트는 인간이 어떻게 이럴 수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끔 만든다.

벌거벗은 세계사는 지금도 tvN을 통해 매주 방영되고 있다. 방영되고 있다는 것은 새로운 내용이 다시 공개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제목으로 책이 발간될 것 같아 기대를 하게 만든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에드워드 카는 말했다. 역사는 완벽한 객관성을 추구해야 한다는 인식이 있으나 그것은 가능하지 않다고 했다. 또한, 역사는 승자의 주관적 해석이 지금 우리가 만나고 있는 역사라고 하니 우리는 우리가 미쳐 보지 못한 역사의 이면을 봐야 되는 의무가 있는 것이다. 신채호는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했으며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그것을 반복하는 운명을 지닌다고 조지 산타야나가 말했다. 벌거벗은 세계사는 역사의 다른 이면을 볼 수 있는 가장 완벽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교과서나 다른 책에서는 전혀 볼 수 없었던 역사적 사건의 이면들을 만나 볼 수 있어서 좋았으며 한번 읽고서는 기억에 바로 남을 것 같지 않아. 몇 번은 반복해서 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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