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교양 필독서 87 - 철학부터 정치, 문화, 예술, 과학까지 지적 대화를 위한 교양 필독서 87권을 한 권에 필독서 시리즈 23
나가이 다카히사 지음, 김정환 옮김 / 센시오 / 202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 두께부터 어마어마하다. 무려 760쪽, 들고 다니면서 읽을 책은 아닌 것 같다. 무겁기도 무겁거니와 책을 펼쳐 읽기도 힘들다. 이런 책은 책을 전문적으로 읽는 공간에 앉아서 따듯한 차와 함께 곁들이기에 좋다고 생각된다. 철학, 정치, 문화, 예술, 과학 등에 관한 교양을 모두 수록해 놓았으니 이렇게나 두꺼울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참으로 박학다식한 작가가 아닐 수 없다. 작가의 소개를 보니 철학이나 교양을 전공한 것은 아니고 마케팅 전략 컨설턴트를 운영하면서 철학, 정치학, 사회, 예술, 문학, 과학을 아우르는 교양 명저들을 폭넓게 읽으면서 이런한 지식들을 전문분야인 마케팅에 접목시켜 놀라운 성과를 이루어냈다고 한다. 그 결과 작가는 이런 어려운 교양 이론을 독자들이 활용할 수 있게 알기 쉽게 전하기 위해 교양에 과한 책을 집필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 책 또한 그런 작가의 활동 중 하나로 보인다.

책은 무려 87개의 교양을 다루고 있으며 무려 87명의 사람이 나온다. 한 번씩은 이름은 들어본 것 같은 에리히 프롬, 미셸 푸코, 아리스토텔레스, 존 스튜어트 밀, 공자, 노자 등도 등장하며 로버트 헨리, 제아미, 피에르 부르디외, 콘라트 로렌츠 등 생소한 작가도 등장한다. 목차는 크게 6개의 챕터로 나뉜다. 챕터 1은 서양철학, 챕터 2는 정치, 경제, 사회 분야의 교양, 챕터 3은 동양 사상, 챕터 4는 역사, 예술, 문학을 다루며 챕터 5는 과학, 챕터 6은 수학과 공학을 다룬다. 이 책의 특징 각 챕터별로 크게 분류를 하고 각 인물의 다루고 있는 이론을 BOOK로 표시하고 있는데 이런 책들이 각각 꼬리를 물고 이어지며 상호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당시의 철학계에는 양대 주류파가 있었다. 하나는 프랑스와 독일에서 탄생한 대륙 합리론으로 그 필두는 [BOOK3]<병법 사설>의 데카르트였다. 다른 하나는 영국에서 탄생한 영국 경험론으로, [BOOK4]<신기관(나 붐 오르가눔)>을 쓴 베이컨이 제창했다. 그런데 양쪽 모두 정체 상태에 빠져 있었다. '합리적으로 생각하면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다.'라고 생각하는 대륙 합리론은 탁상공론에 빠질 때가 많았다.

하이데거는 현대 철학에 큰 영향을 끼쳤다. 나카 마사는 저서 <하이데거 철학>입문에서 하이데거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철학자로 [BOO17]<실존주의란 무엇인가>의 장 폴 사르트르, [BOOK20]<감시와 처벌>의 미셀푸코, [BOOK16]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의 한나 아렌트를 꼽았다.

교양은 단순히 지적 대화를 하기 위한 수단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얼마나 내가 똑똑한지를 말하는 것이 삶에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작가는 지금 일어나고 있는 사회 현상을 이해하고 삶을 살아가면서 부딪히는 수많은 문제의 이해하고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이런 철학이나 교양이 뜬구름 잡는 소리로 들릴 수도 있으나 지식이 축적되고 지혜가 쌓이면서 자연스럽게 삶에 적용된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 수록되었든 작품들의 원문을 찾아서 읽기엔 너무 방대하고 읽는다 하더라도 너무 복잡하고 난해에서 읽기 힘든 책들도 있다. 작가는 해당 분야를 전공한 사람들을 위해 이 책을 저술한 것은 아니다 누구나 읽고 이해할 수 있도록 최대한 쉽게 구술하여 책을 집필하였다. 이해하기 힘든 챕터에서는 삽화를 이용하여 이해력을 높였다. 또, 이 책으로 만난 교양이 자신에게 절실하게 필요한 교양일 수도 있어. 원저를 찾아 읽는 기쁨까지 누릴 수도 있을 것이다. 추측건대 요즘 교양 필독서 2권으로 이 책에 수록하지 못한 교양을 또 엮어서 책으로 출판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영상으로 보는 지식은 휘발성이 높다. 언제 어디서든 접하기 쉬운 유튜브는 잠시 접어두고 불편하더라도 작가가 엄선한 교양 필독서를 읽으며 지식과 지혜를 넓혔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