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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룸에서 우주를 보다 - 평범한 하루가 과학으로 빛나는 순간
구보 유키 지음, 곽범신 옮김 / 반니 / 2024년 8월
평점 :
우주연구원이라고 하면 보통 로켓 엔진과 거대한 우주선을 만드는 사람을 떠올린다. 하지만, 우주과학은 인류가 개발하여 만들고 이륙해낸 그야말로 첨단 과학의 집약체라고 할 수 있는 분야이다. 미지의 공간에서 극한상황에 견딜 수 있는 우주복을 만드는 사람, 우주에서 먹을 음식을 개발하는 사람, 우주선을 띄우기 위한 추력체인 로켓 엔진을 만드는 사람, 천문학적인 온도와 기압에 버틸 수 있는 우주선 동체를 만드는 사람 등이 존재한다. 작가 구보유키는 어릴때부터 우주 비행사가 되는 것이 꿈이었던 작가는 하나의 목표만 바라보고 끝까지 달린 결과 도쿄대학교 항공우주공학과를 나와 공학박사 학위를 받고 일본의 NASA인 JAXA에 우주연구원으로 입사한 아주 능력있는 과학자이다. 그는 우주과학의 수많은 분야중에서도 우수선 궤도를 연구하는 사람이다. 주어진 컴퓨터 한 대로 여러 가지 조건을 바꾸어가며 우주선이 비행할 우주궤도를 연구한다. 하지만 코로나 19의 유행이 크게 확산되면서 작가는 커다란 우주선이 있는 연구소가 아닌 작은 원룸에서 재택근무를 하게된다. 작디 작은 원룸에서 단조로운 일을 하고 있던 어느날 작가는 이 작은 일상에서도 우주가 있다는 것을 깨닫고 과학의 법칙을 일상에서 느끼는 감정과 경험 그리고 작가만의 생각을 연결해서 흥미로운 이야기로 풀어냈다. 일을 몸담고 있는 현장이 아닌 작은 원룸에서 말이다.
우리는 지구가 태양의 중력으로 공전하고 우주 공간을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리고 그 움직임이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는지도 뉴턴 덕분에 알고 있다. 태양 주변을 행성이 타원 궤도로 도는 것은 태양과 행성 사이에 작용하는 두 물체사이의 운동은 이체 문제이다. 하나의 천체는 규칙을 가지고 있어서 계산이 가능하는 말이다. 하지만, 여기에 다른 천체가 추가되면 이야기는 완전 달라진다. 절대적으로 값을 구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변수를 아주 아주 미세하게 적용해도 전혀 알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카오스 상태로 들어간 것이다. 작가는 카오스와 후회의 물리학이란 챕터를 통해 삼체문제에 따른 카오스 이론을 생각하면서 인간의 삶에 대한 고찰로 들어간다.
“에당초 인간부터 카오스다. 인간의 행동을 정답이 명확한 방정식으로 전부 나타낼 수 없으니까. 연애에는 방정식이 있다느니 뭐라느니 하지만, 좋아하는 사람과 일대일의 경우에는 적용될지 몰라도 단 1명의 연적만 등장하더라도 관계는 복잡하고 뒤죽박죽하며 질척질척하게 변해버린다...(중략)...그런데 어디 삼체문제뿐일까. 한 반이라면 사실 사십체문제, 학년 전체라고 하면 이백체문제, 작장과 동네는 천체문제, 지구 맞은 편에 사는 이름도 모르는 사람의 사소한 행동으로 세상은 아무도 모르는 사이 변하며 돌고 돌아 칠십칠억체문제로 돌아온다.”
작가는 이런 예측불가한 인간의 삶도 우주공학처럼 매 순간만큼은 방정식을 정확하게 따르므로 찰나의 시간이라면 움직임을 예할 수 있으니 틀리면 수정하고 다시 바로 잡아서 예측하고 수정하고 보완하는 방법을 통해 예측 불가능한 상태에 빠지기 전에 최선의 수를 두라고 한다. 지난간 일을 미련을 남기지 말고 훌훌 털어버리고 눈 앞에 미래에만 집중한 채 계속 달리라고 한다.
우주에서 지구를 바라보면 창백한 푸른점에 불가하다. 아주 작은 먼지 조각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 곳보다 더 작고 작고 작은 원룸에서 작가는 원룸보다 수천억배큰 우주를 꿈꾸고 있으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카오스 이론을 통한 하나의 고찰만 살펴보았는데 책은 우주만큼 재미있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작가가 원룸속에서 어떤 꿈을 꾸고 있었는지 나도 작디 작은 책상 한 귀퉁에서 작가만큼 커다란 우주를 꿈꾸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