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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 떨어진 남자 ㅣ 월터 테비스 시리즈
월터 테비스 지음, 나현진 옮김 / 어느날갑자기 / 2024년 7월
평점 :
월터 테비스의 작품은 <퀸스 갬빗>이 가장 많이 알려져 있다. 넷플릭스 영화로 만들어졌기에 접근성이 좋았다고 해야 되나? 아무튼 많은 사람들이 <퀸스 갬빗>을 보고 극찬하고 있다. 사실, 월터 테비스의 작품은 <퀸스 갬빗>만큼 좋은 작품이 많다. 당구 이야기와 다루고 있는 <컬러 오브 머니>와 <허슬러>, SF 소설 <모킹 버드> 모두 뛰어난 작품이다. <컬러 오브 머니>와 <허슬러>는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지구에 떨어진 남자>도 <지구에 떨어진 사나이>란 이름으로 데이비드 보위가 주연을 맡아 영화로 개봉화였는데 너무 옛날에 개봉한 경화라 재해석 재촬영하여 개봉하였으면 하는 개인적인 기대도 있다. 여하튼, 기회는 찬스다. 출판사 어느날 갑자기는 월터 테비스의 소설을 예쁜 표지와 함께 발간하였다. 너무 크지 않는 크기와 두께, 인스타 감성에 충만한 표지 디자인, 월터 테비스가 누군지 모르는 사람도 책을 펼쳐볼 것 같다.
지구에 등장한 외계인이 인간과 비슷한 외모를 가지고 생활하고 있다는 설정에서는 ‘사실 외계인이었다’라는 것이 이야기의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 있어 이야기의 마지막에 허를 찌르며 등장하지만 월터 테비스는 토마스 제롬 뉴턴이라는 외계인을 소설의 극 초반에 등장시킨다. 목적도 확실하게 말해준다. 뉴턴은 핵 전쟁으로 초토화된 안데아 행성의 외계인이며 고통받는 동족을 지구로 데리고 오기 위한 우주선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그 과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읽은 페이지보다 남아 있는 페이지가 더 많다는 것에서 알 수 있었다. 인간보다 두 배 똑똑한 안데아인은 텔레비전을 통해 언어와 문화, 관습을 배웠다. 오랜 훈련과 변장을 통해 겨우 인간적으로는 보이나 눈은 태양광에 민감하고 몸은 지구의 온도와 중력에 많이 힘들어한다. 그러던 어느 날 엘리베이터를 타게 되었는데 엘리베이터가 상승할 때의 중력을 이기지 못해 기절하고 만다. 이 사고로 인해 자신을 구해준 베티 조라는 여자를 만나게 되고 그녀를 가정부로 고용하게 된다. 베티 조는 뉴턴을 진심으로 아끼고 다정하지만 술을 좋아하는 치명적인 단점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뉴턴은 금과 다이아몬드를 전당포에 팔아서 자본금을 마련했다. 특허, 변호사인 올리버 판스워스를 만났으며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술을 실현시키기 위해 박차를 가한다. 하지만, 화학 교수 브라이스는 그가 만든 물건은 지구의 기술이 아니라는 의심을 점점 사게 되면서 뉴턴이 외계인 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하기에 이른다.
이야기는 뉴턴이 과연 우주선을 만들어 안데아인들을 무사히 지구로 대려 올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처음부터 끝까지 가져가게 만든다. 외계인임에도 불구하고 성공했으면 좋겠다는 응원하는 마음을 가지고 책을 읽었다. 뉴턴은 초토화된 안데아 행성을 생각하면서 지금 발 디디고 있는 지구가 너무 아름답고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렇게 좋은 환경을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지구인에 대해서도 환멸을 느낀다. 안데아 행성처럼 핵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뉴턴은 인간의 추악한 모습을 마주하게 되는데 과연, 뉴턴은 자신이 목표했던 바를 이룰 수 있을까? 책의 번역도 좋고 분량도 많지 않아 여름휴가 기간에 가방에 넣고 간 뒤 시간이 날 때마다 조금씩 읽어보면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