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칼로레아 세계사 - 깊이 있는 질문은 시대를 관통한다
임라원 지음 / 날리지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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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칼로레아 세계사. 세계사는 무슨 말인지 알겠는데 바칼로레아라는 단어는 낯설다. 저자 이름인가? 저자는 임라원으로 바칼로레아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 그러면 바칼로레아는 무슨 뜻일까? 책의 제목을 보자마자 무슨 뜻인지 몰라 책을 덮을 수가 있으니 뜻을 먼저 알아보았다. 바칼로레아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시작된 국제 공인 교육과정으로 학생이 습득한 지식을 활용해 직접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둔다고 하며 이 교육은 학생의 사고력을 평가하는 프랑스 논술 대입 자격시험인 바켈로레아와 같다. 도대체 공부한 내용을 살아가는데 어디다 써요?라는 학생의 질문에 명쾌한 대답을 주는 교육 방법이라고 생각된다.

책은 시대의 전환점이 된 역사적 사건이 후대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독자로 하여금 생각해 보게 한다. 예를 들어 고대 유럽이 중세 유럽인의 생활에 끼친 영향은 무엇인지, 흑사병은 유럽 사회의 경제적 변화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산업혁명이 국가 발전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세종대왕의 과거시험이 권력 유지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아편전쟁과 난징조약에서 일어난 일대의 사건을 통해 조약이 왜 중요한지 독자로 하여금 스스로 정의를 내릴 수 있게 도와준다.

목차는 세계사인 만큼 시대순으로 구성되어 있다. 세계사를 놓고 볼 때는 정말 무수한 역사적 사전이 발생했다고 생각되는데 그 넓고 방대한 역사에서 중요한 부분을 줄이고 선택하고 해서 무려 6장으로 요약하였다. 심지어 범위는 기원전부터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20세기까지이다. 작가가 역사학자인가? 저자 소개를 보니 역사학자는 아니다. 도대체 역사학자도 아닌 사람이 어떻게 이런 책을 저술할 수 있지? 작가의 연혁을 보니 국제학에 대한 석사와 학사를 공부하면서 세계사를 접했을 것 같다. 그리고 끊임없는 관심과 연구를 통해 이런 책을 집필할 수 있지 않았냐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역사학자가 저술하지 않은 역사책이라니 아무래도 일반 독자의 관점에서 다른 책보다는 읽기 쉽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가독성이 높았으며 각장의 서두에는 바켈로레아 세계사라는 이름에 걸맞게 역사적 사건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라는 의문을 주고 시작한다.

예를 들어, 1장의 흑사병을 보게 되면 질병이 사회적, 경제적 변화에 끼치는 영향은 무엇인가?를 묻고 이야기를 시작한다. 전대미문의 전염병이 창궐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죽은 사건, 단순히 인류 대재앙이라고만 인지하고 넘어갈 수 있는 사건을 사회적 그리고 경제적 변화를 어떻게 가져왔는지 생각해 보라고 한다.

역병이 창궐하고 나니, 왕과 제후들에게는 돈이 별로 없었습니다. 열심히 일하던 농노들과 상인들이 죽어 돈 나올 것을 찾으려야 찾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죠. 돈 나올 곳이 없다는 뜻은, 기득권이 유대인들로부터 빌렸던 대출금을 갚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을 뜻합니다. 이때, 인간은 철저히 본능에 따라 움직이게 됩니다.

P.47

흑사병 창궐이라는 팬데믹 시기에는 사람 자체를 새롭게 구하는 게 어렵습니다. 오늘 죽고 내일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는 살아남은 생존자의 가치가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이죠... (중략)... 실제로 당시의 중세 유럽은 흑사병 창궐로 인해 영주들 또한 재정이 궁핍해지면서 큰 손해를 입었고, 더 이상 자유를 방해받고 싶지 않았던 농도들도 영향력이 커지며 봉전제와 장원제는 그렇게 점점 끝을 향해 달려갔습니다. P.49~50

흑사병 창궐이라는 예시를 통해 결론을 정리하면, 흑사병은 사회의 다수로 하여금 소수를 탄압하여 빚을 탕감할 수 있도록 하였고, 자유가 없었던 을로 하여금 갑을 상대로 경제력을 협상하는 매개체를 제공해 주었습니다.

P.51

누구나 살아가면서 위기의 순간을 맞이합니다. 그럴 때 여러분은 위기에 꼭 필요한 존재가 될 수 있으신가요? 답변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이 질문에 답변할 줄 알아야 먼 훗날의 후세대가 여러분의 역사를 기억해 줄 것입니다. 잔인하게도 역사는 살아남은 자가 남긴 기록으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P.52

바켈로레아 세계사는 세계의 역사적 사건을 읽는 독자들에게 끊임없이 되묻는다. 역사적 사실에 대한 지식 습득이 목적이 아니라 역사적 사건이 주는 교훈을 생각하게 만든다. 사건에 대한 평가뿐 아니라 ‘그럼 나는?’이라는 질문을 하면서 역사가 지금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유효한 사건이며 현재를 살아가는 순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책을 통해 말하고 있으며, E.H.카와 아널드 조지프가 말한 명언으로 서평을 마무리하고 싶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이다.

- E.H.카 -

인류에게 가장 큰 비극은 지나간 역사에서 아무런

교훈도 얻지 못한다는 데 있다.

- 아널드 조지프 토인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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