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에 가고 싶어졌습니다 - 애호가가 되고 싶은 당신을 위한 미술관 수업
김찬용 지음 / 땡스B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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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부산에는 크고 작은 미술관들이 있지만 대외적으로 큰 미술관은 2곳이 있다. 부산시립미술관과 부산현대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은 센텀에 위치하고 있으며 부산현대미술관은 사하구 하단 쪽에 위치하고 있다. 미술작품을 감상하는 것은 다른 문화공연을 관람하는 것보다 장벽이 높다고 생각한다. 음악공연으로 치면 클래식, 연극 공연으로 치면 오페라 같은 최상위 공연과 같은 위치라고 생각이 든다. 쉽게 말하자면 어렵다는 것이다. 작가의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쉽게 이해할 수 없으니 작품이 얼마나 대단한지 느끼는 것이 쉽지 않다. 현대미술로 넘어가면 극으로 달한다. 특히, 영상으로 만든 예술작품이나 기묘한 설치 미술은 “이게 뭐야?”라는 말이 너무 쉽게 나온다. 그러니 막상 미술관에서 작품을 감상하고 나오면 휴대폰에는 수많은 작품들의 사진으로 가득 차있는데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공허함만 가득하다. 허영심을 쫓아서 온 것은 아닌지라고 되묻기도 했다.

이런 시행착오 끝에 난 미술관을 가기 전에 사전 조사를 하기 시작했다. 어떤 작가의 어떤 작품이 전지되어 있는지 이번 전시의 기획의도가 무엇인지 조사했다. 하지만, 내가 조사한 기억은 봄날의 벚꽃잎처럼 사라졌다. 어렵다는 말이 머릿속에 맴돈다. 이럴 경우 나는 도슨트를 찾는다. 하지만, 항상 상주하고 있는 도슨트도 있지만 도슨트가 해설을 해주는 시간이 정해져 있는 미술관도 있기에 매번 만나서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오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도슨트의 말을 듣고 나면 내가 엄청난 작품을 보고 있는 거구나 하며 예사로 봤던 작품을 두 번 세 번 보게 되는 나를 발견하곤 했다. 그러면 미술관을 가서 작품을 감상하는 쉬운 방법이 무엇일까? 온라인에서 작품 해설을 보는 방구석 미술관에 만족해야만 하는 걸까?

김찬용 작가는 국내 최고의 도슨트로 활동하고 있다. [미술관이 가고 싶어졌습니다]의 서문에서 밝히고 있지만 김찬용 작가가 전업 도슨트가 되기까지는 결코 쉬운 상황이 아니었다고 한다. 도슨트를 단순히 작품 해설에 대한 봉사활동으로 여기는 국내 상황에 정면으로 맞서서 전업 도슨트라는 직업을 쟁취하기까지 10년 이상의 소요가 되었으니 말이다. 아무튼 작가는 미술관의 문턱을 낮추고 더 많은 사람들이 쉽게 찾아갈 수 있도록 이 책을 편찬하였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자신의 취향에 맞는 전시도 찾을 수 있으며 작품별로 감상하는 방법을 소개해 놓았기에 작품 관람 편식도 막아준다.

이 책의 가장 중요한 항목은 [Section 3. 작품별 감상법]이라고 생각한다. 구상과 추상, 회화와 조각, 인물화, 정물화, 풍경화, 추상화, 조각, 판화, 그리고 개념미술까지 미술관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작품에 대한 공략(?)이 수록되어 있다. 하지만, 미술관에서 작품을 감상하는 방법은 작가가 책에서 언급한 것처럼 횟수가 증가하면서 천천히 쌓아가는 것이지 이 책을 읽는다고 하루아침에 전문가처럼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에 조바심을 내지 않았으면 좋겠다. 또한, 작가는 해외는 물론 국내 미술관에 대한 사용법을 수록해놓았는데. 사질 해외 미술관은 넘어야 될 산이 너무 많아 다음으로 미루고 국내 미술관 사용법을 먼저 보았다. 소개하는 미술관은 국립중앙박물관(무려 방문율 세계 5위 안에 드는 미술관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한가람 미술관, 리움 미술관, 뮤지엄 산 그리고 구하우스 미술관이다. 각각의 미술관의 위치와 특징을 적어놓았는데 분량을 보니 해외 미술관보다 작아서 아쉬웠서, [미술관이 가고 싶어졌습니다]의 2권을 출판하기 위한 큰 그림이 아니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어쩔수없이 위시리스트에 담아놓은 해외 박물관에 대한 내용을 정독했다. 너무나도 너무나도 놀라운것이 있다면 책으로만 보던 작품들을 실제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아주 당연하겠지만. 마네. 모네. 고흐, 잭슨폴록, 앤디 워홀 등 내노라하는 거장의 작품을 직접만날 수 있다니 그것 만으로도 도슨트든 뭐든 다 필요없는 상황이 될 듯하다.

책을 읽고 나니 정말로 미술관이 가고 싶어졌다. 작가는 국내 유명한 박물관의 위치와 전시성향을 표로 만들어서 수록해놓았는데 대한민국 지도를 펼쳐서 동그라미치며 한곳 한곳 방문하고 싶어졌다. 마치 국내 100대 명산을 오르는 등산객처럼 말이다. 지역이 부산인지라 공사중인 부산시립미술관은 다음으로 미루고 오는 주말에 부산현대미술관에 가봐야겠다. 그리고 미술관에 전시된 작품을 나만의 방식으로 만나는 법을 차근차근 터득해봐야겠다. 멋진 사진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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