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 : 최후의 바다
박은우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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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장군에 대한 이야기는 김훈 작가의 <칼의 노래>로 먼저 만난 적이 있다. 10년 전에 읽었던 책이라서 정확하게 기억은 나지 않는데 위인 전기에서 만날 수 없었던 이순신 장군의 내면 묘사와 전쟁의 참혹함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다. 김한민 감독은 이순신 장군의 전쟁에 대한 영화를 3부작으로 준비하였다. 명량, 한산은 이미 개봉하였으며 이제 마지막 작품인 노량만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명량과 한산에서 만난 이순신 장군의 모습은 지금껏 영화로 등장했던 초능력을 가진 어떤 히어로보다 더 멋지게 다가왔다. 이순신 장군의 마지막 전투와 죽음을 모르는 국민은 아무도 없다. “나의 죽음을 적에게 알리지 마라”라는 말은 지금도 많이 회자되고 있다.

이순신 장군의 마지막 전투였던 노량해전, 이름으로만 들었지 정확하게 어떤 전투였으며 어떤 상황이었는지 알고 있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사람의 시체와 죽음에 따른 피, 그리고 부서진 배의 파편들이 온 바다를 뒤덮어 바닷물조차 보이지 않는 전쟁의 참혹한 모습 속의 이순신 장군의 모습은 떠올리기 힘들다. 이순신 장군은 이런 전투 속에 약 7년간 있었으며 오직 백성을 위해 전쟁에 임하다 순국하셨다.

노량해전은 삼도수군통제사 이순신과 수군 도독 진린이 지휘하는 조선·명나라 연합함대가 철수하는 고니시 유키나가의 일본함대를 구조하려는 스마즈 요시리호의 일본 함대를 속여 노량해협에 유인 후, 기습하여 관음포로 몰아넣어 격퇴시킨 마지막 전투이다. 책을 읽기 전까지 몰랐던 점은 명나라가 조선을 도와주기 위해 군대를 파견했다는 사실, 일본군이 본토로 돌아가지 않고 왜성을 쌓아 주둔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명량과 한산의 전투로 모두 본국으로 돌아간 것으로 생각했지만 일본군은 진해, 울산, 사천 등에 왜성을 쌓고 부상병들을 치료하고 다시 전열을 가다듬고 전투를 위한 기회를 노리고 있었으나,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사망 이후 본 국의 상황도 좋지 않았던 일본은 재전투의 승리보다는 목숨을 보전한 체 일본으로 돌아가는 것이 목적으로 바뀌었다. 허나, 이를 순순히 허락할 이순신이 아니었다. 무고한 백성들의 목숨을 앗아갔으며 전쟁으로 인해 많은 병사들이 목숨을 잃었다. 일본이 일으킨 전쟁만 아니었으면 목숨을 잃지 않아도 될 사람들이었다. 누군가의 자식이고 부모이며 형제인 그들의 죽음을 어떻게 보상할 것인가? 이순신은 마지막 최후의 일전을 준비하면서 각오를 다졌다.

또한, 정치적으로 레임덕을 맞이한 이연(선조)은 이순신의 승전 소식이 달갑게 느껴지지 않는다. 한나라 최고의 군사전력가였던 한신은 개국공신으로 인정받기는커녕 토사구팽 당하는 말년을 맞이하게 된다. 이순신 장군의 모습은 이연의 눈엔 한신처럼 보였으리라. 두려움에 가득 찬 이연은 유성룡 또한 파직하게 이르며, 이후 류성룡은 임진왜란의 원인과 7년의 전황을 자세히 기록한 징비록을 집필하게 된다. 이처럼, 안팎으로 위험한 상황에 직면한 이순신은 명나라 도독 진린과 마지막 일전을 위해 군사작전을 계획한다.

박은우 작가의 <노량>은 이순신 장군의 마지막 전쟁인 노량해전 전·후의 전황을 상세히 묘사하고 있다. 조선을 도와 주는 명나라 도독 진린은 명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해야 되는 이 전쟁이 싫었으며 아군(명나라군)이 피해 보는 것도 싫어해 최대한 전쟁을 회피하려고 했으며 심지어 왜군을 협조하기에 이른다. 고니시 유키나가 또한 아무런 피해 없이 본국으로 도망가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는 상황을 흥미진진하게 설명한다. 책은 사건의 순서대로 쓰여 저 있으며 이순신 죽음에 대한 결말을 사료를 바탕으로 소개해 소설의 신빙성을 더 해준다. 책은 영화보다 재미있다. 머릿속으로 그린 노량해전의 마지막 모습은 어떤 비주얼로 표현해도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순신 장군은 세계 10대 명장으로 칭송받을 정도로 위대한 장군임은 틀림이 없다. 박은우 작가의 손에 그려진 이순신 장군의 마지막 모습. 꼭 한번 그려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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