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쟁이 다이어리
왕두 지음 / 새먼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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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를 다니며 예배를 드린 지가 10년이 넘은 것 같다. 지금의 배우자와 연애를 하기 위해서는 필수 불가결이었다. 불교법인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어머니와 할머니를 따라 절에 공양을 드리며 뜻 모를 불경을 외던 내가 교회를 10년 넘게 다니고 있다니 그때의 나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모습이다. 아직도 반자동적인 습관으로 교회를 나가는 나의 모습은 예수쟁이 다이어리에 나오는 왕두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또래 친구들과 노는 게 재미있었고 서로 존중하며 봉사하는 모습이 좋았다. 주일에 만나면 안부를 묻고 그간 별일 없었는지 서로 나누고 아픔이나 걱정이 있는 사람에게 기도해 주고 용기를 주었다. 교회를 일정 기간 이상 출석을 하니 세례를 받아야 된다고 했다. 예수님의 존재를 믿고 있느냐? 당신이 죄인인 것을 인정하느냐?라는 물음에 나는 솔직하게 대답하여야 했다. 하지만, 난 그 질문에 솔직하게 답하지 못하였다. 담임목사님과의 면담을 앞두고 부목사님과 세례 교육을 받는 시간을 가졌다. 나를 편하게 대해주시고 이해해 주시는 부목사님에게 그간 궁금했던 점을 조목조목 따져가며 물었다. 왜 세상은 이토록 고통받는 사람이 많으냐. 하나님은 왜 그걸 지켜보고만 계시는 거냐. 빅뱅과 진화론은 잘못된 이론인 것이냐. 공룡은 왜 성경에 나와있지 않는 거냐. 화가 난 듯 격양된 목소리로 따지듯 말하는 모습에 부목사님은 두 손 두발 다 들었다고 했으며 하나 부탁할 테니 그것만 지켜달라고 했다. 담임목사님이 물어보는 말에 무조건 “네”라고만 해달라고.. 그렇게 입교 세례는 끝이 났다.

왕두는 교회생활에 잘 적응했다. 예배시간에 잠만 자며 시간을 보내던 왕두는 찬양단의 리더가 될 정도로 성장했다. 그리고, 예고도 없이 수험생 기간에 독서실에서 예수님을 만나게 된다.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정확하게 설명할 순 없지만 그냥 받아들이기로 했다. 하지만, 어린 나이에 암 투병을 하고 있는 동생 ‘루미’를 알게 된 이후 자신이 믿고 있는 예수님이 과연 진짜였을까라고 의심을 하게 된다. 나와 같은 고민을 왕두는 맞이하게 된 것이다. 왜 세상은 불의가 있으며 고통이 가득한가? 어여쁘고 착한 루미에게 왜 암이란 불치병이 찾아왔는지 알고 싶어 했다. 만약, 존재하고 있으면 치유해달라고.

작가는 예수쟁이 다이어리란 제목으로 기독교 자신이 교회를 다니면 겪었던 일을 기록한 만화다. 이처럼 완벽한 전도용 책이 있을까? 란 생각이 들 정도로 책은 흥미롭다. 종교의 색채를 떠나서 소소한 일상을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는 작가를 보고 있노라면 읽는 내내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지금 나는 청소년부 학생들을 만나고 가르치는 주일학교 봉사를 하고 있다. 청소년부 시절 아이들에게는 사춘기와 함께 찾아오는 근원적인 질문들에 대한 답을 왕두 작가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 소개하고 있다. 설득이나 강요가 아닌 일상에서 충분히 만날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라 더욱 쉽게 다가온다. 이 책을 주일에 들고 가서 아이들과 나눠서 읽어볼 생각이다. 책은 성경공부를 해본 모든 사람들이 만난다고 하는 팀 캘러 목사님도 등장한다. 암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루미’라는 동생을 구원하고 치유해 주지 않으시는 상황이 기독교에 대한 근원적 질문을 요통 치게 만들었다. 누구나 궁금해하고 누구나 답을 찾고 싶어 하는 질문에 대한 답을 주인공 왕두는 마침에 찾게 된다. 정답을 공개하는 건 이 책에 대한 예의가 아니므로 찾아서 읽어보길 바란다. 개인적으로는 작가가 부산에 있는 교회에 다니고 있다고 하는데 어디를 다니고 계신지 한번 뵙고 싶고 모시고 싶다. 그리고 간증을 책이 아닌 육성을 통해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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