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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한다는 착각 - 괘씸하지만 속을 수밖에 없는 16½가지 마케팅 심리학
리처드 쇼튼 지음, 이애리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3년 9월
평점 :
필요하지만 없어도 사는데 지장이 없는 물건이 하나 있었다. 있으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고 주변 사람들에게 관심도 받을 수 있는 제품이기에 더욱 탐이 난 제품이었다. 가격이 저렴한 편이 아니었기에 인터넷쇼핑몰을 뒤지고 나름 최저가를 분석하여 기억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렴한 가격은 아니었기에 선뜻 제품을 구매하지는 못했다. 이런 갈등이 지속되고 있던 시점에 집 근처 마트 전단지에 내가 구입하고 싶은 물건에 대한 광고가 있었는데 인터넷 가격보다는 저렴하지는 않았지만 서비스가 좋았고 무이자로 구입할 수 있다는 광고에 무참히 무너졌으며 제품을 구입하고 말았다. 필수적인 물건이 아니지만 고가의 제품을 구입한 것이다.
우리는 매일 제품과 서비스를 구매한다. 입고 있는 옷, 먹는 음식, 타고 다니는 차, 거주하는 집 모두 우리가 선택해서 구매한다. 원 가격보다 저렴하게 구입하는 방법을 알아보기도 하고 세일 기간에 맞춰 물건을 구입하기도 한다. [선택하다는 착각]은 소비자들의 심리를 파악해 판매하는 사람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조금 더 선택할 수 있도록 알려주는 책이다. 책은 총 16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장마다 사람들의 심리가 어떻게 작용하는지 서론에 설명을 하고 이어서 이런 심리 현상들이 마케팅에 어떻게 활용되는지 쉽게 예를 들어 설명한다. 6장 구체적인 표현 사용하기에서는 애플사의 혁신적인 제품이었던 아이팟의 광고를 다루고 있는데 경쟁사들은 MP3의 용량을 거창하게 광고하였는데 애플의 광고는 ‘주머니 속에 담긴 1,000곡의 노래’라는 표현으로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런 광고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데 에듀윌에서 합격자 수를 광고하는 것과 듀오와 같은 결혼 전문 회사에서 결혼 성사 건수를 광고하는 것과 같다. 구체적인 숫자를 표시하면서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다. 그리고 7장 무난한 선택에서는 극단 회피의 심리를 이용하여 3가지 선택지를 제시함으로써 비싸지도 않고 그렇다고 저렴하지도 않은 중간지점에 위치한 제품 및 서비스를 구매하게 유도한다. 이는 자동차와 안마의자와 같은 옵션에 대한 선택지가 많은 경우에 많이 발견할 수 있었다. 또한, 저자는 교묘하게 말을 비틀어서 사람들이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착각을 만들어 제품을 구입하게 만든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면 좋을 듯하다. 사실, 소비자가 책에 있는 내용을 숙지한다고 해서 제품을 구입할 때 조금 더 합리적으로 구입하게 만드는 책은 아닌 것 같다. 알면서도 당한다고 할까. 이미 책에 소개한 마케팅 방법은 이미 생활 깊숙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나도 글의 서두에 적은 이야기처럼 내가 필요한 제품을 저렴하게 구입하는 방법을 선택해서 구입했다고 생각했는데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의 마케팅 기술에 빠져든 것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선택했다는 착각]이란 책도 내가 선택해서 구입하고 읽었다고 믿기에는 책의 제목에 이미 마케팅 심리학이 작용하고 있다. 구입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글이 책의 앞면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괘씸하지만 속을 수밖에 없는 161/2가지 마케팅 심리학>, <마케터의 책장에 반드시 꽂혀야 할 책>, <전 세계 마케팅 분야 베스트셀러 「어떻게 팔지 답답할 때 읽는 마케팅 책」저자의 최신작> 이런 글자가 적혀있는데 어떻게 구입하지 않고 버티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