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크리스천 맞아? 이어령 대화록 2
이어령 지음 / 열림원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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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깐 난 결혼하고부터 교회를 다녔다. 와이프는 태어날 때부터 교회를 다닌 모태신앙이었다. 연애를 하는 동안 내가 교회를 다니기를 바랐고 항상 교회에 있는 예배와 모임을 중시했다. 교회를 다니지 않는 나는 연애를 함에 있어 제악이 되는 교회 생활이 때론 부담으로 다가왔고 연애 기간 동안 자주 의견을 대립하며 싸웠다. 하지만 언제나 그럴 수는 없을 것 같았다. 고등학교 때까지 집 뒷산에 위치한 정각사와 관음사를 다니며 학생회 활동도 한 내가 교회를 간다니. 사랑의 힘이 대단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그렇게 나의 교회생활은 시작되었고 약 10년 이상을 교회를 다닌 것 같다. 찬양도 하고 기도도 하고 교회학교 봉사도 하고 교회 사람들과 교제를 하며 교회생활 적응에 큰 탈 없이 보네고 있다.

하지만, 나보고 누군가가 교회를 다니냐고 물어보면 아무런 고민 없이 다닌다고 말하지만 크리스천이 맞냐고 물어볼 때면 쉽게 대답하지 못한다. 찬양을 부르면서 울거나 기도를 하면서 방언을 하거나 아픈 병이 났거나 혹은 잘 풀리지 않는 일이 풀리거나 하는 등의 하나님을 만났다거나 하는 소위 말하는 영적 경험이 아직 나아게 없기 때문이다. 사실, 세례를 받을 때 목사님과 다투었다. 지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성경 말씀을 조목조목 따졌다. 도대체, 영적 경험이 무엇인지 하나님을 만났다는 것이 무엇일까?

지금은 작고 하신 이어령 작가는 70이 넘은 나이에 세례를 받고 교회를 다니기 시작했다고 한다. 한국 최고의 지성이라 불리는 이어령 작가가 교회를 다니다니 믿어지지가 않았다. 그는 나와 같은 고민을 분명히 했을 것이다. 지성으로 이해되지 않는 성경 말씀을 어떻게 받아들였지? 이어령 작가의 책을 통해 어떻게 말했는지 너무 궁금했다. 이 책은 이어령 작가가 교회를 다니고 난 뒤, 각종 매체를 통해 했던 인터뷰와 간증을 엮은 책이다. 책은 총 7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CBS 방송에서 한 인터뷰, 명성교회 간증, 동아일보 기고문, CTS 방송, 크리스천 투데이의 기사 등을 수록하였다. 이어령은 자신의 딸이 아프기 전까지 하나님을 믿지 않았다고 했다. 수술로도 회복하지 못하는 병에 걸린 딸이 절망의 끝에 서 있음에도 불구하고 웃음을 잃지 않고 되레 자신을 걱정하는 모습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고 했다. 도대체, 딸이 믿는 그 하나님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딸을 기뻐하며 살고 있는가? 아픈 딸을 위해 딸의 병이 낫게 되면 세례를 받겠다고 약속했다. 아니나 다를까 수술을 위해 한국에 와서 검사를 하는데 눈의 병이 온 데 간 데 사라져버린 것이 아닌가. 놀라움을 금지 못했다. 정말 하나님이 계서서 나의 소원을 들어준 것인가. 이어령 작가는 그렇게 교회를 다니게 되었다.

단편적인 이야기이지만 책 속에는 유년 시절에 만난 하나님, 그리고 결혼해서 신혼의 삶에서 마주한 하나님, 지성의 끝에서 만난 영성에 대해서 끊임없이 이야기한다. 이어령 작가의 말은 하나로 귀결된다. 모든 것이 하나님이 만드셨고 그 질서 안 애서 우린 살고 있으며 서로 도와야 되고 사랑해야 하며 매일매일 기도로 고백하며 간구해야 한다고. 조금은 알 것 같다. 그가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이 책을 읽고 나보다 더 커다란 깨달음을 느낀 독자도 있을 것이고 눈물을 흘리며 감동에 젖어 있는 독자고 있을 것이고 이어령의 삶에서 성령님이 임재함을 본 독자도 있을 것이다. 나도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어령 작가가 경험했던 것처럼 하나님을 만나는 날을 손꼽아 기다려본다. 항상 내 곁에 계시니깐 언젠가는 아는척하시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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