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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가
이지연 지음 / 엔씨소프트(Ncsoft) / 2022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NC문화재단은 2012년 NCSOFT가 창립 15주년을 맞아 더욱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사회적 책임 활동을 위해 설립한 공익 목적의 비영리 재단이다. 장애인들의 의사소통을 위한 AAC(보완대체의사소통)사업과 동화책 사업, 그리고 야구단 관련 사업들을 이어나고 있다. 그 사업 중의 일환으로 대학에서 동양화를 전공한 이지은 작가가 '이사가'라는 제목으로 그림책을 출판하였다. 이지은 작가는 <우리 집에 갈래?>로 2103년 볼로냐 국제 아동도서전에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될 정도로 그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작가이다.
책은 일반 책의 형태와는 전혀 다르게 세로 크기가 엄청 작고 가로로 긴 형태로 되어있으며 책을 펼쳤을 때도 모든 장면이 하나로 길게 이어져 있을 수 있도록 구성하여 독특함이 뛰어난 책이다. 책의 내용은 제목과 같은 내용으로 개미들이 이사를 가는 내용이다. 모래알같이 작은 곤충인 개미가 원래 살고 있던 개미굴에서 다른 개미굴로 이사를 가는데 작은 개미들의 시점으로 구성하여 개미들 이사를 가로막는 장애물이 무엇인지 전체 모습을 보여주진 않는다. 돌멩이나 삽이나 사람 신발 등은 거시적으로는 다른 형태의 장애물이지만 개미들 입장에서는 그냥 이사 길을 막아서는 모두 '똑같은 장애물'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그렇게 개미들은 이사를 간다. 먼저 앞서간 친구들의 모습만 뒤쫓아가면서 말이다.
그림책은 동화책과 다르다. 약간의 글이 있는 그림책도 있지만 그림책은 말 그대로 그림으로 모든 설명을 대신한다. 그림을 보면서 느끼는 감정 또한 지극히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 때문인지 그림책은 호불호가 강하다. 책을 펼치는 순간 이게 뭐야? 하고 실망스러운 말을 뱉으며 책을 덮는 독자도 있으며 그림이 가진 매력에 흠뻑 빠져 또 보고 또 보는 독자도 있다. 이지연 작가의 [이사가], 당신은 이 책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작은 개미들의 이사가는 길, 그 순탄치 않은 여정을 함께 따라가보며 느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