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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의 시계탑
니시노 아키히로 지음, 노경실 옮김 / 소미아이 / 2022년 9월
평점 :
굴뚝 마을의 푸펠이 영화로 개봉했을 때 아이와 함께 관람했다. 초통령이라 불리는 이무진이 주제가를 불러서인지 영화를 보고 난 뒤 며칠 동안 그 노래를 따라 부르며 영화를 곱씹었다. 영화가 주는 교훈도 좋았고 따뜻한 분위기의 작화도 좋았다. 약간 진부한 소재이기는 했지만 아이들이 보기엔 어렵지 않은 주제라서 좋았다. 원작을 만든 니시노 아키히로는 그가 2016년에 본래 하던 개그맨 은퇴를 선언한 뒤 동화 작가로 변신한 뒤 [Dr. 잉크의 별하늘 키네마], [지프와 캔디 로봇들의 크리스마스], [오르골 월드], [굴뚝 마을의 푸펠]을 지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약속의 시계탑]은 니시노 아키히로의 최신 작품이다.
숲속 마을 끝에 시계탑이 있다. 시계탑 안에는 시계를 관리하는 틱톡이 산다. 틱톡이 시계를 철저히 관리해온 만큼 시계는 정확한 시계를 알리고 12시가 되면 종소리를 울렸다.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고장 난 것도 아닌데 11시 59분에 멈춰 있는 이상한 시계탑. 시계탑이 멈춘 이유는 무엇일까? 이야기는 과거로 흘러간다. 틱톡은 시계탑에 놀러 온 니나를 만나게 된다. 니나와 틱톡은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고 사랑하는 사이로 발전하게 되는데 이들 마을에 불새가 침범하여 온 마을이 불길에 휩싸이게 되고 니나의 행방도 묘연해진다. 갑작스럽게 연락이 끊어져 틱톡은 온 숲을 뒤지면서 니나를 찾아보지만 니나가 보이지 않는다. 어떻게 된 일일까? 불새가 일으킨 화재로 인해 니나도 죽은 것일까? 그때부터 아마 시계가 멈춘 것으로 생각된다. 틱톡은 과연 니나를 만날 수 있을까? 긴 기다림의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이 책은 한글과 영어, 이중언어가 등장한다. 한글과 원문을 동시에 접할 수가 있으니 작가가 이야기를 어떻게 꾸려나가는지 어떤 메시지를 표현하고 싶은지 정확하게 알 수 있으며 마음만 먹으면 아이와 함께 영어 공부도 가능하다. 작화는 너무 아름답다. 수채화 같은 아름다운 숲속 마을의 풍경과 시계탑 그리고 등장인물 묘사까지 아름답지 않은 것이 없다.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 개봉한다면 꼭 보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굴뚝 마을의 푸펠]을 보았을 때의 감동을 그대로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시계탑의 시계가 11시 59분에 멈춰 선 것처럼. 코로나로 인해 지금 우리의 삶도 멈추고 말았다고. 이제 우리는 서로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다. 코로나도 지혜롭게 극복하여 우리의 시계도 조금씩 돌리고 있다. 지금의 우리처럼 틱톡이 니나를 만날 수 있을지 시곗바늘이 12시를 가리켜 아름다운 종소리를 다시 울릴 수 있을지 책으로 만나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