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의 역사
제임스 수즈먼 지음, 박한선.김병화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일을 마치고 왔다. 아침 7시에 일어나서 아침밥 같지도 않은 아침을 먹고 매일 같은 코스의 지하철과 버스를 타고 직장으로 출근. 오늘 하루할 일을 체크하고 일정을 협의, 자료를 작성하고 필요하면 회의도 한다. 그리고 정해진 시간에 점심을 먹고 당장 내일까지 필요한 자료가 아닌 경우 지금까지 작업한 자료를 정리하고 퇴근한다. 일을 하는 이유는 먹고살기 위해서이다. 먹고살기 위해서라는 가장 중요한 목적을 위해 우린 일을 한다. 인류의 진화해 왔다. 수렵과 채집에서 벗어나 농사를 지었으며 옷을 만들어 입고 자동차를 타고 이동한다. 과거에 비해 발달된 문명을 이룩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인류는 아직 과거의 일과 모습만 다를 뿐 일을 하고 있다.

조금 더 깊이 보면 더 많이 일을 하고 있다. 과거 인류는 먹고살기 위해 일을 했다. 먹이를 사냥하고 짐승의 가죽으로 옷을 만들어 입었다. 배고픔과 추위, 더위가 해결되면 그걸로 끝이었다. 일의 강도는 높지만 규칙적이지도 않았으며 습관적이지도 않았다. 하지만 인류의 문명에서 계급이 등장하고 농장주, 공장주, 토지주가 등장함으로써 일을 하지 않은 사람들이 나타났다. 이런 현상은 다른 일을 만드는데 공헌을 하였다. 노래를 부르는 가수를 만들어내고 운동을 하는 운동선수도 만들었으며 연극과 영화를 만드는 배우도 만들었다. 이들은 인류가 지금까지 겪은 일과 전혀 다른 일을 하면서 또 다른 일을 만들어 낸 것이다.

버트런트 러셀은 [게으름에 대한 찬양]이란 책을 통해 노동이 가치 있는 것이 아니라 좋은 여가가 있기 때문에 노동이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덧붙여 제임스 주스먼은 우리가 지금 하는 일이 과연 무엇인지 한번 고민하게 도와준다. 인류는 진화하고 문명을 발달해가면서 4차 산업이란 큰 파도를 넘고 있다. 단순노동은 기계들이 대체하고 과거엔 기계가 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일은 AI가 등장하여 일을 하고 있다. 일은 분명히 줄어들었는데 우린 아직도 주 40시간을 일하고 있으며 그것도 모자라 야근을 하며 투잡, 쓰리잡을 만들어 일을 하고 있다. 삶의 목적이 행복이라고 하면서 일을 하지만 지금은 주객이 전도되어 있다는 느낌이 든다. 일이 목적이 되어 일을 위해 일을 하는 이런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제임스 수즈먼은 <일의 역사>라는 책을 통해 일의 의미가 인류사에서 어떻게 바뀌었는지 과거부터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 설명하고 있다. 일이라는 거시적이고 방대한 주제를 흥미롭게 풀어가고 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초판이라 그런지 오타가 너무 많고 번역이 자연스럽지 않아 읽기 힘든 부분이 많았다는 것이다. 책이 많이 팔리고 인기가 많으면 판본이 바뀌어 출판할 터인데 그때쯤엔 오역이나 오타도 자리 잡지 않을까. 흥미로운 주제인 만큼 책이 많이 팔리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