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고바야시 서점에 갑니다
가와카미 데쓰야 지음, 송지현 옮김 / 현익출판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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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고의 대표 서점이었던 반디앤루니스 부산점이 패점을 했다. 센텀시티에 위치한 신세계백화점 지하 1층에서 책도 큐레이팅하고 여러 문화행사도 열었던 대형서점이 문을 닫은 것이다. 당연하겠지만 크나큰 덩치에 비해 매출이 적었던 것이 가장 큰 이유이다. 약속 장소에 먼저 가서 기다리는 즐거움을 선사했던 그곳이 없어지고 나니 알지 못한 씁쓸함이 몰려왔다. 이렇게 큰 서점도 없어지는데 동네 서점들은 어떻게 그곳을 지키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내가 사는 동네에서 가까운 독립서점은 책방동주, 책방햔탸, 비온후책방 그리고 책과 아이들이 있다. 책방동주는 과학 전문 독립서점이라는 간판을 달고 동네 사람들의 작은 보금자리(수다를 위한)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으며 책방햔탸는 책방 주인의 멋진 큐레이팅을 통해 단골 독자들을 확보하였으며 그중 으뜸은 단연 25년 동안 운영을 하고 있는 책과 아이들이 있다. 아이들을 위한 책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서점으로 최근 출판된 <서점은 내가 할게>라는 책을 통해 지금까지의 책과 아이들을 소개하고 있다. 독립서점을 좋아하는 독자는 알겠지만 이런 매력들이 독립서점을 찾는 동력이 되며 다시 찾고 머무는 동네의 명소가 되곤 한다. 학교 앞에 문구점도 없어지는 지금 현실에선 사람의 온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 서점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오늘도 고바야시 서점에 갑니다>는 무려 70년간 동안 한곳을 지켜온 평범한(?) 동네 서점의 이야기를 엮은 책이다. 일본에서는 영화로도 만들어졌다고 하고 소설로도 만들어진 곳이라고 하는데 아직 나에게는 생소한 서점이기는 하다. 주인공 리카는 오사카에 위치한 대형 출판유통회사에 근무하는 신입사원이다. 그녀는 잘하겠다는 의지와는 달리 일이 잘 풀리지 않아 자신감마저 잃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고바야시 서점에 근무하는 유미코씨를 만나게 되고 그녀의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아니나 다를까 그 후로 리카의 삶은 바뀌게 된다.


고바야시 서점에 근무하는 유미코 씨의 이야기는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도 설례임을 주며 희망과 감동을 선사한다. 대지진을 겪고 다 무너져가는 서점을 살리기 위해 뜬금없이 우산장사를 시작했다는 이야기(그 뒤로 계속 서점에서 우산을 팔고 있다.) 베스트셀러가 들어오지 않은 독립서점에도 베스트셀러를 입점하기 위해 작은 서점을 불러 모아 연대를 형성하여 평소에 팔 수 없었던 권수를 팔아내기도 한다. 작은 서점에서 처음 맞이하는 독자와의 만남이라든지 어쩌면 시시콜콜하지만 그래도 흥미로운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서점에는 가득했다.


작가는 [서점에서 정말 있었던 마음 따듯해지는 이야기]라는 책을 기획하고 일본 전역의 서점을 취재하던 중 고바야시 서점의 유미코씨를 처음 만났다고 했다. 그는 잠시 한 시간 정도만 이야기를 듣고 가야지라는 생각으로 접근했는데 유미코씨의 이야기에 푹 빠진 나머지 몇 시간이 흘렀으며 결국 고바야시 서점에 대한 별도의 책을 집필하겠다는 결심을 한다. 그래서 책 <오늘도 고바야시 서점에 갑니다>가 시중에 등장하게 된 것이다. 작지만 욕심 없이 약점을 특별한 무기를 삼은 고바야시 서점. 우린 고바야시 서점과 같은 매력을 동네 서점에서도 느끼는 듯하다.


'어쩌면 거들먹거리는 것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그런 경험을 고바야시 서점처럼 작은 다른 동네 서점들도 하게 해주고 싶었어. 가슴 떨리는 경험을 한 번이라도 하면 분명 평생 갈 추억이 될 테니까. 힘들고 괴로운 일이 있어도 책방을 계속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이어질 거라고 생각했어. 나도 했으니까 다른 사람들도 분명할 수 있겠다 싶었지' p.134


'작은 데다 불편한 장소에 있으니까 기다리기만 해선 손님이 오지 않아. 그렇다면 내가 먼저 찾아가야지. 그렇게 생각했으니까 달성할 수 있었던 거야. 약점이라고 생각한 것이 가장 큰 장점이 된다고들 하잖아' p.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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