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이탈리아, 미술과 걷다 - 어슬렁어슬렁 누비고 다닌 미술 여행기
류동현 지음 / 교유서가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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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슬렁어슬렁 이탈리아의 여러 도시들을 누비고 다녔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지만, 길지 않은 간결한 글에는 이탈리아 여러 도시들의 역사, 예술, 문화, 자연(풍경) 그리고 그들의 삶이 풍성하게 묻어나 있다.

 

저자는 친근하게도 이탈리아 대표 유명도시(베네치아, 밀라노, 피렌체, 로마, 나폴리, 시칠리아)에 대한 평면적인 이야기를 벗어던지고 유명도시와 그 주변의 도시에 관한 역사, 예술, 삶의 이야기를 친근하게 들려준다. 이 책에는 이 도시, 저 도시를 돌아다니면서 그 장소들의 예술적 아름다움을, 시간에 쌓인 역사의 이야기를, 그곳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풍경에 대한 저자의 시선과 감상이 딱딱한 말투의 설명 위주인 기존 여행서적과는 다른 분위기를 전달한다.

특히, 서양미술사를 전공한 저자 덕분에 여러 도시와 관련된 명화(36작품)에 관한 작품 설명을 듣고 있으면 미술관에서 명화를를 감상하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고 실제 작품을 보러가고 싶다는 욕구가 분출된다.

 

코로나로 여행을 떠나기 힘든 시기에 읽어보기를 추천해 봅니다. 대리 만족을 넘어 ~ 나도 다음번에 이탈리아를 이런 방법으로 여행해봐야지.” 하는 바람이 생기게 될 겁니다. 이 책은 천천히 산보하듯 유심히 그림을 들여다보듯 그렇게 느릿느릿 여유롭게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이제, 이탈리아로 떠날 시간입니다!!

부온 비아조(Buon viagg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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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철학 - 원서 전면개정판 교유서가 첫단추 시리즈 42
레이먼드 웍스 지음, 박석훈 옮김 / 교유서가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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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철학이라는 용어 자체가 생소했다.

그럼에도 '법이 과연 정의를 구현하는가?', '법은 평등한가?' '법은 도덕적인가?' 라는 의구심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마음으로 책을 펼쳤다.

 

이 책은 보편적인 도덕 원리로 구성된 <자연법>에서부터 인간이 정하는 규칙, 명령, 규범을 법으로 해석하는 <법실증주의>, 경제적/정치적/성(젠더)평등의 실현을 위한 <비판적법이론(법현실주의, 포스트모던 법이론, 여성주의 법이론, 비판적 인종이론)>까지 다양하고 방대한 법이론을 과거부터 현재까지 시대에 따라 어떻게 진행되어 왔는지를 객관적인 시각에서 설명하고 있다.

 

사실 <법철학>이라는 용어가 생소했던 만큼 현실과는 동떨어진 철학적 사유일 것이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 책에서 쏟아지는 질문들은(도적적 책임과 법적 책임, 사법의 기능, 법적 절차의 합리성, 선과 악의 개념 등)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음을 알게되었고, 실제로 법이 사회 현실을 즉각적으로 반영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르지만, 시대의 흐름에 발맞추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법의 본질, 법의 정의(개념), 법의 체계, 다양한 법이론 등에 관심이 있다면 <법철학>을 추천해본다. 다만,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시길 바란다. 굉장히 어려웠다. 다 읽고 나면 저자가 나의 심정을 대변하듯 <아주 짧은 후기>로 어려운 책을 포기하지 않고 읽어낸 나를 다독여준다.

 

<법철학 : 아주 짧은 후기 _ 마지막 단락>

쉽게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이 하나도 없다. 그러나 바로 이러한 질문을 던지고 숙고하는 과정을 통해 법의 본질과 목적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 수 있고, 그 결과 더욱 정의로운 사회가 보장될지도 모른다. 이만하면 왜 법철학이 필요한지에 대한 설명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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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이 필요한 시절 교유서가 산문 시리즈
황규관 지음 / 교유서가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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펼쳤던 책의 마지막 문장까지 모두 읽고 난 후, 책의 첫머리 작가의 말(책을 내며)’ 중에 한구절을 찾아헤맸다.

 

과연 내가 했다는 문학이 신생의 시간에 대한 상상력과 꿈을 품고는 있었을까. 모래폭풍의 한복판에 서 있는 것 같은 두려움에 문학이 필요한 시절을 절감했을 뿐이다. 더군다나 지금은 묻고 위로받을 나무도 쓰러지고 없다.” (p.11)

 

너무나도 절망적이었다.

시인도 그러하지 않았을까?

하지만 시인은 주저앉아 절망하지 않고 우리들에게 비장한 염원을 말한다.

 

일그러진 우리 사회의 자화상을 직시하자

찰나의 현재를 벗어나 더 나은 미래를 향해 상상하고 꿈꾸며 나아가자

 

어떻게?

결국, 언어로써 시적 언어의 승화로.

 

사실, 시는 진실의 진실, 그 진실의 진실의 진실⋯⋯을 찾아나서는 여정, 바로 그것이다.”(p.224)

“(시적 언어는) 일반화되고 납작해진 언어를 벗어던진 언어이고, 상투적인 유행어를 신경질적으로 배격하는 언어이다. 그것을 정파적 입장이나 정치 이념의 언어가 아니라 구체적인 사물을 각자의 몸에 새긴 언어이며, 그래서 시야를 뿌옇게 가리는 미디어의 언어를 걷어내고 삶의 심장이 펄떡대는 소리에 귀 기울이는 언어이다.”(p.218-219)

 

시인은 묻고 위로받을 나무도 쓰러지고 없는세상이 곧 문학이 필요한 시절임을, 시적 언어로 현재의 절망에 희망의 미래를 심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이제 우리가 시인에게 응답할 차례이다.

 

두서없는 글을 마치려다

<내가 모르는 것이 참 많다 _ 황현산> 의 서문의 내용이 생각나서 찾아 적어보았다.

 

지난 역사를 돌아보면 극도로 비정한 삶을 인간의 운명이라고 생각할 때도 있었다. 시는, 패배를 말하는 시까지도, 패배주의에 반대한다. 어떤 정황에서도 그 자리에 주저앉지 말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가 시의 행복이며 윤리이다. 네가 어떤 일을 하든 이 행복과 윤리가 너와 무관한 것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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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알드 달 베스트 단편 세트 - 전3권 로알드 달 베스트 단편
로알드 달 지음, 정영목 외 옮김 / 교유서가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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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알드 달을 만날 수는 없지만, 그에게 물어보고 싶다.

     당신의 이야기 레시피는 무엇입니까?”

    “무슨 비법이 있길래 당신의 이야기는 먹어도 먹어도 허기가 지는 겁니까?”

 

로알드 달의 단편소설은 즐겁고 재치있는 기상천외한 에피소드로 이루어져 있다. 하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세상에서나 있을 법한 일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현실에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상황을 참 기가 막히도록 재치있게 이끌어간다. 그렇다고 읽는 내내 즐겁고 재밌지만은 않다. 때때로 아주 불편하고, 섬찟섬찟하고, 어처구니없고, 분노가 일 때도 있다.

왜 그럴까?

곰곰이 생각해 보니 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그의 이야기 속 등장인물의 성격, 행동, 심리상태가 나와 별반 다르지 않았고, 더 중요한 것은 나의 무의식 너머에도 평소에는 드러나지 않는 비겁함, 질투와 시기, 자만, 게으름과 같은 인간의 악한 본성이 도사리고 있음을 느꼈기 때문이다.

 

'로알드 달' 은 재미와 달콤한 맛으로만 이야기를 끝내지 않았다. 그랬다면 그의 이야기에 허기질 일도 없었을 것이다. 그는 단순히 흥밋거리 넘치는 이야기를 뛰어넘어 인간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사색하도록 우리들에게 질문한다. 로알드 달의 이야기가 특별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이야기를 읽는 내내, 그는 나에게 말했다.

   당신은 어때? 이야기 속 주인공들과 다르다고 말할 수 있어?”

   “아니, 우리들 역시 별반 다르지 않아. 잘 생각해 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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