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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언덕 토끼 점빵 ㅣ 아이스토리빌 51
오드 지음, 김고둥 그림 / 밝은미래 / 2023년 1월
평점 :

글. 오드
재밌는 상상을 이야기로 쓰고 그리고 있습니다.
제15회 소천아동문학상 신인상을 받았습니다.
『초록 언덕 토끼 점빵』은 동화 작가로 글을 쓴 첫 책이고, 쓰고 그린 책으로
『후끈후끈 고추장 운동회』가 있습니다.
그림.김고둥
학교에서 그림책을 배우고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오래오래 그리며 좋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작품으로는 『초록 언덕 토끼 점빵』 『첫눈 오는 날 찾아온 손님』
『수달 씨, 작가 되다』 『도서관 고양이』 『꿈꾸는 코끼리 디짜이』 『지느러미 달린 책』
『있잖아, 누구씨』 등이 있습니다.

방학을 시작하고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진 아이들.
그래서 책을 읽는 날이 많아지는 요즘이예요.
이번 주말 아이와 함께 읽은 『초록 언덕 토끼 점빵』 이랍니다.

"오소리 할머니, 지금 토끼 자매는 어디에 있나요?
당장 계약하자고 해야겠어요!"
초록 언덕에 살고 있는 여우는 1층에 가게를 하겠다는 동물이 없어서 걱정이었어요.
예전엔 동물이 많았지만 아랫마을에 시장이 생기면서 초록언덕에는 동물들이 많이 살지 않게 되었거든요.
가게를 저렴하게 내놓아도 동물을 찾을수가 없었는데,
어느날 얼굴 한쪽에 쌍둥이처럼 큰 점이 있는 토끼 자매가
계약하겠다고 나타났으니 여우는 마음이 조급해졌어요.

"가게가 어떻게 꾸며질지 기대가 되는군요.
필요한거 있으면 초록 언덕에서 제일 힘세고 날쌘 나에게 말하세요,
흠흠."
토끼 자매는 가계를 깨끗히 청소하고 빵 만드는 기계를 들여놓았어요.
창문으로 여우를 보고 손을 흔드는 토끼자매에게 여우는 최대한 친절한 표정을 지었어요.
반년이나 가게를 할 동물을 찾지 못했는데
혹여나 토끼 자매가 계약을 깨고 나갈까봐 걱정이되었거든요.

여우는 매일 아침 고소한 빵굽는 냄새에 눈을 뜨는게 생각보다 기분이 좋았어요.
도대체 어떤 빵을 굽길래 이렇게 고소한 냄새가 나는지 궁금해졌어요.
손님이 없어서 토끼 자매가 실망할까봐 매일 아침 빵집앞을 살폈는데
줄이 보이지 않을만큼 동물들이 많았어요.

노을이 질 무렵 하루를 마무리 하는 토끼자매.
옆집 복덕방 오소리 할머니, 책방 염소 할아버지,과일가게 당나귀 할머니
모두 모여 기분좋게 하루를 마무리 하는데
2층 창가에 선 여우는 어울릴 용기가 나지 않았어요.
좋아하는 종이 접기도 혹시 다른 동물들이 보고 놀릴까봐
들키지 않으려는 여우였거든요.

토끼 자매의 빵집이 너무 잘 되서, 살짝 배가 아파진 여우는
토끼들을 내쫓고 가게를 차지할 계획도 세워봅니다.

갑자기 사정이 생긴 토끼 자매를 대신해 가게를 봐주게 되면서 일어난 재미있는 일들.
여우답지 않다며 동물들에게 놀림거리가 될까봐 숨겼던 종이접기 취미였는데
동물들이 알아봐주니 왠지 뿌듯한 기분이 들었어요.
"흠흠, 이렇게 노을 시럽을 넣으면 더 맛있지요."
다른 동물들과 함께하니 신이난 여우는 자신도 모르게 자꾸 피식피식 웃음이 새어나왔어요.
초록 언덕의 하나하나가 모두 새롭게 느껴졌답니다.
여우의 강하고 힘세고 날쌘 얼굴 뒤에 숨어있던 쑥쓰러움과 의외의 취미 생활..
이 책을 통해 나와 다르다고해서 다른 사람을 비난하면 안된다는걸 다시 한번 알려 주었어요.
모두의 다름을 이해하고 자신있게 자신을 표현하고 드러내는것이 얼마나 멋진 일인지도 알려 주었답니다.
아이와 함께 읽은 따뜻한 책 『초록 언덕 토끼 점빵』 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