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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재가 노래하는 곳
델리아 오언스 지음, 김선형 옮김 / 살림 / 2019년 6월
평점 :
습지 깊숙이 가재가 노래하는 곳,
인간의 가장 깊은 심연에 대한.
인간의 가장 깊은 심연,
습지 깊숙이 가재가 노래하는 곳에 대한.
"무슨 말이야, 가재가 노래하는 곳이라니? 엄마도 그런 말을 했었어". 엄마는 언제나 습지를 탐험해보라고 독려하며 말했다. "갈 수 있는 한 멀리까지 가 봐. 저 멀리 가재가 노래하는 곳까지." - P140
수컷은 암컷의 머리 위에서 체공滯空했다. 하지만 별안간 그 암컷 반딧불이 다리를 뻗더니 입으로 수컷을 물어 잡아먹었다. 여섯 다리와 날개 두 쌍을 모조리. 카야는 다른 반딧불을 바라보았다. 암컷들은 원하는 걸 얻어낸다. 처음에는 짝짓기 상대를, 다음에는 끼니를, 그저 신호를 바꾸기만 하면 됐다. 여기에는 윤리적 심판이 끼어들 자리가 없다. 악의 희롱이 끼어들 자리가 없다. 다른 참가자의 목숨을 희생시켜 그 대가로 힘차게 지속되는 생명이 있을 뿐이다. 생물학에서 옳고 그름이란, 같은 색채를 다른 불빛에 비추어보는 일이다. - P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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