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점 - 상 - Bestseller Worldbook 21
미우라 아야꼬 지음, 김정욱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1991년 11월
평점 :
합본절판


어릴 적 TV 드라마 앞에 빙점시간대에 온 가족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시청하던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그때 어머니는 분노하고 기뻐하고 슬퍼했다. 드라마의 내용은 전혀 이해하지 못하면서도 그때그때 옆에서 “저 여자 왜 울어?”, “남자가 저 여자 좋아해?” 따위의 질문공세를 하던 기억도 남아있다. 빙점이라는 작품을 제대로 접한 것은 드라마가 종영되고 십 여 년이 지난 때였다. 음..이런 내용이었구나..고개가 끄덕여진다. 그야말로 ‘드라마’ 파란만장한 내용이다. 도저히 현실에서 일어나리라고 생각하기도 힘들고, 아마 일어나더라도 그렇게 유유히 흘러가리라고도 생각되지 않는 내용의 전개.

부인의 외도. 살해당한 딸. 살인범의 딸을 맡게 된 남편. 부인에 대한 남편의 내면 속의 복수심. 은폐된 사실과 아무렇지도 않게 키워지는 살인범의 딸. 밝혀지는 사실과 배신감, 분노. 인간과 인간 사이의 감정이 얼마나 무섭게 작용할 수 있는지를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이다. 이로 인해 표면적으로 가장 크게 상처받고 피해입은 듯이 보이는 인물은 단연 살인범의 딸인 요코이다. 하지만 결국 따지고 보면 모든 인물들이 피해자이고 가엾은 사람들이다. 인간이 가장 무서운 존재이며 연약한 존재임을 극명하게 깨닫는 순간이다. 지극히 통속적인 소재로 이러한 무거운 주제를 풀어나간 것이 감탄스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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