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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푸트니크의 연인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이정환 옮김 / 자유문학사 / 199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나,스미레,뮤. 세 명의 등장인물은 모두 다 서로에게 향해 있지만 동시에 일방통행으로 향하기만 하는 관계이다. 스미레(제비꽃)는 그녀에게 호감을 가지는 나를 인정하지 않고, 우연히 만나게 된 신비한 여성 뮤에게 관심을 가진다. 그러나 뮤는 아무도 사랑할 수 없고, 아무에게도 사랑받을 수 없는 고립된 상황이다.(이것은 그녀가 어릴 적 겪었던 특이한 경험 때문이라고 밝힌다) 그런 그녀에게 스미레는 정성을 다해 혼신을 기울여 다가서려 하지만 역부족이다.
스푸트니크는 러시아에서 쏘아올린 인공위성으로, 그 안에는 실험용 개가 한 마리 타고 있었다고 한다. 그 개는 아마도 지금은 죽었겠지만, 죽기 이전까지 지구에서 쏘아올린 위성들과 마주쳤을 것이다. 그러나 우주에서 만난 위성들간에는 직접적인 교류는 없다. 단지 스쳐지나갈 뿐이다. 그리고 그 안에 아마도 누군가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스스로 위안을 삼을 뿐이다. 스미레와 뮤 또한 그러하다. 그녀들은 단지 서로의 존재를 위안으로 삼을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나는 스미레에게 다가가려고 하는 현실의 존재로, 내내 그녀에게서 인정을 받지 못하다가 그녀가 현실의 무게를 깨달은 순간 둘 사이의 벽이 무너진다. ‘스푸트니크의 연인’이라는 제목은 슬픈 의미이다. 종국에는 현실에 대한 희망으로 결론지어지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