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지구를 지켜줘 1
사키 히와타리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1년 4월
평점 :
절판


예전에 해적판으로 된 이 책을 접했을 때의 감동을 잊을 수가 없다. 거슬리는 것은 한국식으로 억지로 고친 등장인물들의 이름이었는데 이번에 새로 펴 나오면서 다행히 원작의 이름이 그대로 나오니 대환영이다. 엇갈린 사랑, 증오, 오해, 환생, 재회. 모든 로맨틱한 요소를 담고 있는 책답게 길기도 길었다. 그러나 골수팬들에게는 그 긴 권수들조차 환영할 요소였으리라. 지금 다시 보면 약간은 촌스럽게 느껴지는 그림체이지만 그 자체로도 충분히 아름답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이다.

모크렌의 아름다움도 아름다움이지만, 환생한 모크렌도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다. 의아한 것은 두 모크렌의 상이한 아름다움이다. 전생의 모크렌이 ‘서양적’인 미인이었다면, 현생의 모크렌은 다분히 ‘동양적’이다. 첫눈에는 별다른 감흥이 없지만 보면 볼수록 정이 드는 얼굴이다. 이는 아마도 작가의 의도적인 설정이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전혀 다른 생김새의 모크렌에게 똑같이 다가가고 똑같이 사랑하는 링. 그것은 사랑이 어떠한 형태에 의해서 바뀔 수 없음을 말해줌이다. 진정한 사랑이란 것은 변하지 않는다,고 고래로 전해오지 않았던가.

비록 요즘 세태에서는 ‘사랑이 어떻게 안 변하니’가 정석이라고는 하지만 말이다. 오랜 시간의 흐름에 의해, 혹은 형태에 의해 변하는 변덕스러운 사랑보다는 묵묵히 기다림과 인내로 맞서는 사랑이 더 아름다움은 아마 만인이 인정할 테니 말이다. 갖은 오해와 불신, 그리고 증오가 있었지만 그들은 결국 함께가 된다. 몇 겁의 생이라는 엄청난 대가를 받기는 했지만 말이다. 기나긴 책이지만 충분히 읽을 만한 가치가 있고, 읽는 사람도 책장이 넘어가는 줄 모르고 읽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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