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의 디자인
하라 켄야 지음, 민병걸 옮김 / 안그라픽스 / 2007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디자인 공부를 하던 시기에 찾게 된 책이다.   

 

    내가 만들어 낸 것이 과연 가치 있는가를 고민하던 때에 반성과 성찰을 시도할 수 있게 하였다. 내가 디자인을 계속 한다면 사회 구성원으로서, 한국의 디자이너로서 내가 어떠한 역할을 하고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고민에 길라잡이가 돼주었다. 바로 합리적인 물건을 만들기 위한 노력과 디자인의 의미에 대한 내용이다. 

 


    저자는 일본이라는 거대 자본국가를 무대로 디자인과 디자이너의 사회적 역할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여기서 ‘리디자인’이라는 개념이 등장한다. 급격한 선진화/사회의 복잡한 구조 속에서 일그러진 삶의 형태를 다시 디자인하는 것이다. 이것은 정치적인 접근이 아니다. 작은 개인 혹은 작은 집단의 실천에서 일상 속의 미(美)를 재발견하고, 생활의 합리적인 재배치로써 건강한 삶을 찾는 실천이다. 예로 익숙한 것의 전환이다. 자원 절약을 유도하는 장치로 리디자인된 사각형 심지의 두루마리 화장지에서 조금은 비딱하지만 자원 절약 기능과 메시지를 동시에 담고 있는 멋진 디자인을 발견할 수 있다. 이 단순하고 비주류적인 사고와 행동이 멋지다. 저자는 이 지점에서 “디자인은 생활이라는 관점에서 보는 문명 비평”이라고 한다. 작은 변화로써 주변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점차 확대되어 다양한 형태로 재생산되는 변화의 씨앗이다. 이것은 균열이 아닌 균형과 조화를 꾀하고, 생활에서 의미와 기쁨을 찾는 행위이다. 

 


    북디자인에 대한 이야기도 일부 있다. 디지털 미디어가 정보 전달의 실질적인 도구인 이 시대, 종이라는 미디어를 택한 책은 앞으로 종이의 물성을 어떻게 살리는가를 평가받을 것이며, 이는 종이의 소재가 가지는 매력 자체로 관심이 전환될 수 있는 시점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를 위기로 인식 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기회로 인식할 수 있는 발상의 자유로움이 중요하다. 

 


“디자인은 기본적으로 그 동기가 개인의 자기 표출의사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 쪽에 발단이 있다. 사회의 많은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는 문제를 발견하고 그것을 해석해 나가는 과정에 디자인의 본질이 있다. 문제의 발단을 사회에 두기 때문에 그 계획이나 과정을 누구나 이해할 수 있어 다른 사람들도 디자이너와 같은 시점에서 그 길을 따라갈 수 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인류가 공감할 수 있는 가치관이나 정신이 태어나고, 그것을 공유하는 가운데 만들어지는 감동이 바로 디자인의 매력이다.”  

 

    디자인의 매력과 가치를 가장 잘 이해하고 서술한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