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좌표 - 돈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생각의 주인으로 사는 법
홍세화 지음 / 한겨레출판 / 200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내 생각의 근거는 어디에 있을까?  

 

 

    내가 당연하게 여겨왔던 내 생각들은 절대적인 것일까? 이러한 질문을 통해 나와 내가 사는 이 사회를 한발자국 떨어져서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저자는 이 책을 쓰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저자는 우리에게 “내 생각의 주인”으로 살라고 말한다. 사회화 과정을 통해 입혀진 공동체의 주입된 가치가 형성해온 내 사고는 사실 폭력적 지배 이데올로기라는 것을 경고한다. 우리들은 사물의 실체를 파악하려는 노력은 고사하고, 그저 지배 이데올로기의 잔혹성을 방조하거나 용인함으로써 시대적 오류를 범한 채 살아가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책 속에 언급된 다양한 사례들은 우리 사회가 개인에게 끔찍하고 폭력적인 고통을 주기도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예를 들어 일등과 꼴등 사이의 줄 세우기에 대한 무한경쟁의 잔인함이다. 요즘 연일 화제가 되고 있는 서바이벌 체제의 오락프로그램에서 보여주듯 우리사회는 일등을 향한 치열한 투쟁을 부추긴다. 이러한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우리의 의식에서 탈주할 필요가 있다. 언론이나 정치권에서 만들어내는 여론의 실체를 파악하고 읽어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 책은 우리 내부에 형성한 의식체계와 생각이 자유롭거나 독립적인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은 후에 눈앞에 보이는 변화의 가능성을 주시하라고 권유한다. 현실의 부조리함과 이에 대해 자신의 편협한 생각에 대한 믿음은 이 시대의 지배세력이 바라는 바일뿐이다. 
 



    이쯤에서 고개를 끄덕이던 나에게 저자는 한 번 더 주의를 준다. “진보적 의식의 ‘성숙’의 과정을 통해 형성된 게 아니라 기존에 형성되었던 의식의 ‘반전’을 통해 형성”된 반쪽짜리 생각은 위험하다. “지배세력이 주입한 의식 중 일부만 벗어냈을 뿐 다양한 사회문제에 관해 진보적 의식과 감수성을 형성하지 못했음에도 이미 ‘태양의 진리’를 획득한 양 자만에 빠지”는 꼴은 ‘진보하지 않는 진보의식’이라는 모순이다. 따라서 “진보 의식의 성숙은 끊임없는 자기부정의 과정이어야 한다.” 는 것이다. 이젠 내 삶의 진정한 주인이 되기 위한 방법을 스스로 찾아보는 시도를 해볼 차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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