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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쉬웠던 날은 단 하루도 없었다
박광수 글.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7월
평점 :
오랜만에 광수생각의 저자 박광수님의 책을 접했다. ‘광수생각’이 나온 지도 언 17년, 세월의 흐름을 느끼며 지난날 내 어렸을 적 추억을 새록새록 떠올려본다. 내가 주인공인 나만의 영화 속 파노라마가 물 흐르듯 흘러간다. 그 시절의 풋풋함과 당시의 철없던 어린 꼬마를 그려보는 시간, 추억이란 그런 것인가 보다. 하루하루가 그냥 지나가는 시간처럼 보이지만 훗날 추억을 되새길 때는 그 순간이 모여 파노라마처럼 넘겨지는 스케치북 말이다. 작가 또한 이와 비슷한 내용을 작품에 담고 있었다.
고길동 씨가 불쌍하다 느껴지면 어른이라는데 난 어느덧 나도 모르게 어른이 되었나보다.
어린 시절에는 둘리를 통해 내 모습을 봤는데 이젠 고길동 씨를 통해 내 모습을 본다.
세월이란 그런 것이다.
- 책의 내용 中 56쪽
이번 작품은 그가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 응원의 글이다. 누구나가 겪는 힘든 시기, 그 시기를 아무쪼록 잘 이겨내길 바라는 저자의 마음이 잘 담긴 작품이다. 본인도 살아오면서 쉽기만 했던 날은 단 하루도 없었기에 그의 스토리와 경험담에서는 진솔함이 짙게 묻어나온다.
좋았던 날도 힘들었던 날도 결국 지나간다.
좋았던 날이거나 힘들었던 날이거나 과거에 서 있지 마라.
- 책의 내용 中 51쪽
저자가 한참 책을 만드는 동안은 여러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고 한다. 그 중 오랜 시간 기억과 가슴에 남았던 한 사람은 시각장애인이었다고 한다. 베세트병으로 인해 시각장애를 갖게 된 송영희씨와의 이야기다. 그녀가 미국 유학 중에 있었던 일을 이야기 해주는 과정에서 저자가 느낀 생각과 감정을 책에 수놓듯 적어놓은 것. 그것은 우리 사회에 필요한 분명한 가치 중 하나였다.
“시각장애인이 길을 헤매거나 하면 대부분의 우리나라 분들은 일단 잡아끌거나 소리를 질러요. 어느 쪽으로 가라고, 온 동네방네 사람들이 다 알도록 말이죠.”
“누군가를 돕기 위해서는 먼저 그 사람에게 도움이 필요한가를 묻고, 도움이 필요하다고 하면 손을 내밀어야 해요. 그냥 본인의 생각으로 ‘나는 이 사람에게 도움을 줘야해.’라고 생각하는 것은 너무 일방적인 것이죠”
- 책의 내용 中 61쪽
사람들은 저마다의 속도가 있으며 우리는 그 속도와 개개인의 다름을 인정할 줄 아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내용이다. 저자는 다른 이들을 자신의 속도에 맞추려고 하다가는 오히려 사고가 나기 마련이며, 그런 조급한 마음보다는 기다리고 바라봐주기를 강조한다. 누구나의 종착역이 각기 다른 것처럼 말이다. 특수교육을 공부하는 한 사람으로서 참 반갑고 기분 좋은 내용이었다. 자립을 목표로 하는 그들뿐만 아니라 도움을 필요로 하는 모든 이에게 무조건적인 도움보다는 필요에 의한, 이해에 기반 한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 그리고 최소한의 도움으로 그들이 자립심을 기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점. 모든 사람의 다양한 요구와 때에 따라 변화하는 요구를 포용할 수 있는 보편적 설계의 필요성을 다시금 느끼는 시간이었다.
(보편적 설계: 제품과 환경을 개조하거나 또는 추가적인 특별한 설계 없이도 모든 사람이 최대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공학적 개념)
누구나 겪는 힘든 세상, 이를 받아들이는 태도에 따라 그 삶은 긍정적일수도, 부정적일수도 있다. 채근담의 내용 중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말처럼 자신에게 주어진 삶, 스스로가 가진 꿈을 어떻게 감내해 내는가에 따라 삶의 방향과 분위기가 달라지는 것이다. 책에 전반에서 저자는 이와 관련한 다양한 소재를 통해 독자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건네고 있었다.
“할 수 있는 사람은 어쩌면 해낼지도 모르지만, 해야만 하는 사람은 그 일을 꼭 해낸다.”
- 책의 내용 中 91쪽
“맨땅에 헤딩하라. 당신이 원하는 것, 당신이 원하는 행복, 노력 없이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 책의 내용 中 127쪽
혹자는 꿈은 진부한 상상일 뿐이라고 말한다. 현실에서 얼마나 잘 먹고 잘 사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번 작품 《살면서 쉬웠던 날은 단 하루도 없었다》는 진부할 수도 있지만 그 꿈만을 바라보고 달리는 모든 이들에게 큰 힘이 되고, 응원이 될 만한 메시지를 가득 담고 있다. 세상을 살아갈 용기, 버텨내는 용기를 전하는 희망 열차인 셈이다.
꿈은 어찌 보면 진부할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계속 묻고 나아가야할 인생의 숙명이자 삶을 이끌어가는 귀중한 가치일 것이다. 오늘도 꿈을 위해 전진하는 나를 비롯한 모든 이들을 응원해본다. 힘!!
현명한 이는 사람들을 모아 놓고 배를 만드는 방법이나 이유 대신 넓고 끝을 알 수 없는 푸른 바다에 대한 동경을 듣는 이들에게 심어준다. 더 큰세상으로 나가는 배는 나무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꿈으로 만드는 것이다.
- 책의 내용 中 23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