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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정석 - 개정증보판 ㅣ 기자처럼 글 잘쓰기 2
배상복 지음 / 씨앤아이북스 / 201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글’ 너란 녀석 참 잘 써보고 싶다
누구나 한 번쯤 “글을 잘 쓰고 싶다.”라는 생각을 떠올려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리포트, 과제, 논술시험, 편지 등 우리 생활 속 곳곳에서는 기본적인 글쓰기 기능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듯 생활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기에 그만큼 필요도와 관심도 또한 높아지게 된다. 특히 나를 비롯한 책을 좋아하는 독자의 입장에서는 글쓰기 능력을 통해 좋은 서평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해봤을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글을 잘 쓸 수 있을까?
《글쓰기 정석》은 글과 동고동락하는 직업 중 하나인 신문사 기자가 쓴 책이다. 자신의 지식을 토대로 공개하는 글쓰기 비법이자 취업준비생, 일반직장인들을 위한 스테디셀러다. 일생을 글과 함께 해왔고 관련 주제로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는 저자이기에 더욱 신뢰가 간다. 내용의 전체적인 구성은 기본적인 글쓰기 방법을 제시하고, 특정 상황에 알맞은 주제별 글쓰기 방법을 수록하고 있다. 자기소개서, 기획서, 보고서, SNS, 메일, 보도자료 작성법 등이 대표적인 주제이다.
우선 글을 쓸 때 가장 기초적인 것은 목적, 대상, 주제에 대해 분명하게 생각하라는 것. “바람은 목적지가 없는 배를 밀어주지 않는다.”는 몽테뉴(Montaigne)의 말처럼 목적이 없는 글쓰기는 바다 한 가운데 표류하는 배와 같을 것이다. 저자는 정확하게 방향성을 가지고 시작할 것을 강조한다. 그리고 그 목적에 맞는 좋은 주제를 선정하기를 권한다. 쉽고 흥미를 끌 수 있는 것으로 말이다.
무엇에 대해 쓸지를 분명하게 결정하지 않으면 몇 줄 써 내려가기 힘들다. 몇 줄 써 본다고 해도 다음이 생각나지 않아 더 이상 이어 가기 어렵다. 무엇에 대해 쓸 것인지 확실하게 결정한 다음 글을 시작해야 제대로 써 내려갈 수 있다.
- 책의 내용 中, 29쪽
목적과 주제가 명확해졌다면 다음으로는 전체적인 틀을 구상하는 설계 과정이 이루어진다. 집을 짓기 전에 설계도를 짜는 것처럼 글을 쓸 때에도 전체적인 윤곽을 미리 잡아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즉 뼈대가 되는 주요 개요와 단락을 구성하라는 것이다. 글을 쓸 때 가끔 처음 의도했던 방향과 다른 곳으로 가는 경우를 많이 경험했을 것이다. 간단한 설계를 구상하는 것만으로도 이러한 글쓰기 부실공사를 예방할 수 있다.
예시) 서론: 1) 관심 환기 - 도입 문장
본론1: 대항목 1
소항목 1)
소항목 2)
본론2: 대항목 2
소항목 1)
소항목 2)
결론: 주제에 대한 해결방안 제시
- 책의 내용 中, 70쪽
내가 특별히 주목해서 읽었던 부분은 “품위 있는 문장을 구사하라”는 내용이다. 단조로운 글쓰기에서 벗어나 글 안에 보다 고급스럽고 참신한 색과 향기를 불어넣는 장이라고 볼 수 있겠다. 논술 관련 수업이나 보고서 관련 피드백 시간에 배운 내용도 있었지만 모르는 내용들도 꾀 많았고, 실용적이고 즉각적으로 활용해 볼 수 있는 장이기에 더욱 관심을 가지고 읽을 수 있었다. 저자는 상투적 표현, 접속어·문장부호의 과다사용 등을 자제하고 용어를 일관되게 쓸 것을 강조하고 있었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상투적인 표현으로는 ‘~하여’ ‘~되어’등의 문어체 표현이나 ‘~을 필요로 한다’ ‘~이 요구된다’ 등의 영어식 표현이 있다. 접속어는 꼭 필요한 부분이 아니면 최대한 안쓰는 것이 매력적이라고도 말한다.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처럼 말이다. 그리고 좀 더 구체적으로 알게 된 하나의 팁은 긴 용어를 반복해서 쓰면 눈에 거슬리므로 처음에만 전체 이름을 적고 다음부터는 줄임말을 사용하라는 것이다.
예시)
조류인플루엔자(AI)는 조류에 감염되는 급성 바이러스성 전염병으로, 주로 닭과 칠면조 등 가금류에 많은 해를 입힌다.
……(중략)
AI가 발생하면 감염된 조류는 전량 도살 처분하며,
……(중략)
AI가 의심되면 즉시 방역기관에 신고해야 한다.
- 책의 내용 中, 104쪽
또한 ‘~들’자를 쓰는 경우 군더더기로 문장을 늘어뜨리고 읽기 불편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으므로 유의해서 쓰는 것이 좋고 ‘~의’와 같은 일본식 표현도 불필요한 경우가 많으므로 유의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가정에서의 스트레스는 직장에서의 스트레스보다 해결하기 쉽다고 생각하는데 천만의 말씀이다.
- ‘가정에서의 스트레스’ ‘직장에서의 스트레스’는 일본식 표현이다. ‘가정에서 받는 스트레스’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우리식 어법이다
- 책의 내용 中, 111쪽
그 밖에 후반부에서 제시하는 논리적인 글을 쓰는 방법, 글을 다듬는 것의 중요성, 자기소개서 쓰기, 기획서 쓰기, 보고서 쓰기 등은 한 번 읽어보고 필요한 때에 다시 한 번 활용해보면 좋을 것 같다. 아무리 글을 잘 쓰는 사람이라도 한 번에 줄줄 글을 써내려가는 사람은 없다고 한다. 초안을 쓰고 다시 고쳐 쓰는 과정을 최소 3, 4번 거쳐 가는 것이 모든 글쓰기의 기본이라고 하니 한 장의 완성된 글에는 그 내용이 적을지라도 글쓴이의 치열한 고민과 수정과정이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뭐든 노력이 바탕이 되어야 결실이 맺어짐을 다시 한 번 느꼈던 시간이다. 글쓰기 능력이 필요하거나 관련 분야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그 노하우와 구체적인 방법을 예시와 함께 제공하는 《글쓰기 정석》을 한 번 읽어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