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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좋아요 있는 그대로 - 허허당 스님과 함께 내 삶의 중심 찾기
허허당 글.그림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4월
평점 :
내 삶의 중심은 어디에 있을까?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삶, 주위를 신경 쓰게 되는 삶, 홀로 느끼는 고독과 기적에 대한 바람들, 주변 관계에 대한 고민 등 우리는 늘 환경에 영향을 받고 주변을 의식하게 된다. 즉 세상을 살아가면서 자신을 중심으로 두기 보다는 남과 비교하거나 구별 지으며 살아갈 때가 많다는 것이다. 나를 위한 온전한 삶은 어디로 간 것일까?
『당신이 좋아요 있는 그대로』는 독자로 하여금 삶에서 스스로의 존엄성을 회복하고, 온전한 자신을 찾을 수 있도록 방향을 잡아주는 길잡이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 그 첫 걸음은 자신의 삶에서 그 중심을 올곧게 바라보는 것. 자신을 진정으로 바라볼 줄 알아야 세상과 만물을 편견 없이 바라볼 수 있다고 책은 전한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바라보자는 제목과 소박하게 전해지는 모필화(毛筆畵) 속에서 삶에 대한 책의 성격을 짐작할 수 있다.
저자는 해인사로 출가하여 수행을 쌓고, 붓을 통해 선화를 그리면서 본인이 깨달은 바를 전하는 스님이다. 비우며 사는 길에서 배움을 얻었고, 모든 것을 비우게 되면 곧 진리가 찾아 온다는 깨달음 얻은 스님이기에 ‘허허당’이라는 이름은 마치 영화나 드라마 속 남녀배우의 어울림처럼 케미가 좋다. 독자들이 삶에서 귀중한 가치를 찾고, 그 중심을 발견하기를 바라는 저자는 시작함에 있어서 우선 삶을 진실 되게 바라보도록 권한다.
누구든 진실을 이야기할 수 있다. 진실을 이야기 못하는 사회는 이미 죽은 사회다. 오늘의 문제를 묻지 않고 내일의 문제를 풀 수 없다. 진실은 늘 지금을 이야기하고 거짓은 미래를 이야기한다. (본문의 내용 중, 109쪽)
진심을 담은 글은 따뜻하다. 언어도 생명인 까닭에 온기가 있다. 진심을 담은 글은 글에서도 소리가 난다. 크게 아주크게 육성으로 들린다. (본문의 내용 중, 26쪽)
진실 되게 바라보되 그 과정 속에서 또 하나 알아두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고착, 집착에 대한 경계이다. 집착에서 멀어지고, 복잡한 마음을 훌훌 털어낼 수 있다는 마음가짐을 가질 때, 우리는 비로소 아름다운 향기를 피울 수 있음을 다음 대목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집착하지 않아야 아름다워진다. 아무리 좋은 음악도 악기를 관통할 뿐 악기에 머물지 않는다.
(본문의 내용 중, 92쪽)
진실 된 눈으로 집착을 버리고 온전히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저자는 독자들로 하여금 지금껏 살아온 삶에 대해 반성하고 성찰할 수 있는 시간을 부여한다. 편견이나 비교 없이 자신의 존재에 대한 진정한 가치를 찾기 위한 준비시간을 부여한 셈이다. 이 과정을 거치게 되면 이제 자신에게 중심을 두어야 할 때가 된 것. 삶에 대한 저자의 통찰과 깨달음은 붓으로 그림을 그리는 과정에서 다시 한 번 나타난다.
그림이란 게 참 묘하다. 전체 화면이 흐트러져 도저히 쓸 수가 없는 지경인데도 눈 하나 바로 찍으니 바로 잡힌다. 마찬가지다. 우리네 삶도 세상이 아무리 혼란스러워도 자신의 중심이 바로 서면 세상도 바로 선다. (본문의 내용 중, 58쪽)
온전히 자신의 삶의 주체가 되고, 중심을 찾게 되면 곧 자신에 대한 확신으로 이어진다. 확신에 찬 사람은 긍정적이고 자신감이 넘쳐 보인다. 그렇기에 항상 활력이 넘치곤 한다. 집단에서 분위기메이커의 역할을 수행하기도 하고, 특정 집단의 리더로서 당당히 활동하기도 한다. 주도적인 역할을 함에 따라 선 순환적 상승기류는 계속 올라간다.
자기 확신이 분명한 사람은 무슨 일을 해도 타인의 관심을 끌기 위해 하지 않고 자신의 삶과 인생을 즐겁게 하기 위해 하고, 없는 사람은 늘 타인으로부터 인정받으려 한다. (본문의 내용 중, 98쪽)
그러나 인간의 욕심에 관한 바벨탑의 일화처럼 높은 위치로 올라갈수록 자칫 자만해질 수 있는 부분에 대한 분명한 경계도 필요하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말처럼 자기 확신에 찬 삶을 살되 겸손을 놓치지 말 것. 자연에서 깨달은 겸손에 대해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눈’ 너는 밤새 소리도 없이
천지를 하얗게 만들었구나
넌 이렇게 맑고 눈부신 세상을 만들어 놓고도
고요히 숨죽여 있구나
너에게 배운다
깊고 고요한 겸손의 마음 (본문의 내용 중, 132쪽)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편안해지고, 세상에 대해 좀 더 관대하게 바라볼 수 있는 여유를 느낄 수 있었다. 모두가 행복해 보이지만 저마다의 사연이 있고, 굴곡이 있는 것처럼 우리 인생의 나이테에 굴곡이 없다면 중심과 테두리는 완성될 수 없다. 자신의 존재에 대해 감사함을 느끼고, 흐르는 인생의 강물에 자연스럽게 몸을 맡겨보는 것은 어떨까? 힘들고 바쁜 세상 속에서 자신의 현재 상태를 점검하고, 마음을 다잡기에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