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그림에도 사람이 살고 있네 - 조선 화가들의 붓끝에서 되살아난 삶
이일수 지음 / 시공아트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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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화가들의 붓끝에서 되살아난 삶. 그 속에는 조선시대의 역사가 고스란히 묻어 있었고, 지금 시대에 사는 우리를 위한 철학이 담겨있었다. 작가는 17명 정도의 조선시대 화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면서 옛것을 앎으로써 새것을 안다는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의 철학을 우리 삶에 적용하고 있었다, 이를 통해 일상에서 나타나는 문제의 실타래를 풀고, 사물의 핵심에 다가가도록 돕는 역할을 충실히 하는 책이었다.

  각각의 그림을 접할 때는 우선 해당 그림의 주제를 파악하고, 감상법을 통해 그림의 모든 부분을 세세하게 볼 수 있도록 시각적인 문장을 많이 사용했던 점이 눈에 띄었다. 이를 통해 독자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책의 내용과 그림을 연결시킬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었다. 부분 부분에 대한 설명은 곧 당대의 문화와 정치, 사회를 아우르는 시대적 상황을 잘 표현하고 있었으며, 전체와 세부적인 부분을 모두 감싸는 감상법이 잘 활용되고 있었다. 작가의 설명에 따라 독자는 자연스럽게 따라가도록 글을 구성함으로써 그림감상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문장을 구성했다는 점도 잘 부각되었다.

  작가는 그림에 대한 기본적인 해석에 이어서 그 속에 나타난 주인공 및 화가의 심리적인 부분을 추측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는 그림 감상의 재미를 더하고 독자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공감할 수 있게 하였다. 또한 그림에 대한 다른 생각(해석)도 해볼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하고 있어서 생각의 확장도 가능했던 부분이었다.

  추측 이후에는 서두에 설명한 것처럼 그림에서 살펴볼 수 있는 철학적인 의미를 고찰해보고 우리로 하여금 현 시대의 기준에서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주었다. 의미 있게 보았던 부분의 일부를 보면 다음과 같다. 김득신의 <귀시도>라는 작품에서 보부상들이 줄지어 길을 나서는 장면이 있다. 작가는 이 그림을 통해 우리 인생길에 대해 생각해보고, 수많은 길 중에 정말로 이윤이 남는 길은 일상에서 만나는 소소한 의미를 알게 해주고 감사한 마음을 깨닫게 해주는 고단한 인생길일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보부상이 지고 있는 짐들은 단순한 판매물건이 아닌 자신의 가족과 국가를 이고, 지고 다니었던 것임을 말해줌으로써 우리가 짊어진 삶의 무게 또한 나를 포함한 그 누군가를 위한 무게임에 감당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그림 작품에 대한 감상능력을 키우고, 조선시대의 삶과 애환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고, 그림 속에 들어가 귀중한 경험을 하고 왔기에, 읽고 난 이후에도 마음의 포만감을 유지할 수 있었다. 예술적 측면, 역사적 측면, 철학적 측면에서 여러모로 도움이 될 만한 책이기에 관심 있는 분은 꼭 보기를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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