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들 무덤에 침을 뱉으마
보리스 비앙 지음, 이재형 옮김 / 뿔(웅진) / 2008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너희들 무덤에 침을 뱉으마


『너희들 무덤에 침을 뱉으마』(원제: J'IRAI CRACHER SUR VOS TOMBES).

책이 과연 어떤 내용인지 궁금하다.


저자 보리스 비앙(Boris vian)은 소설가이자 엔지니어이며, 작사가, 평론가, 번역가, 시나리오 작가, 영화배우 등으로 활동하며 트럼펫을 연주하는 재즈 음악가이기도 했던, 프랑스 문학계의 전설적인 인물이다. 그의 소설은 누아르 소설로 분류되며, 범죄와 폭력, 섹스에 대하여 비정하고 냉혹한 태도를 가지고 있다. 그의 소설은 도덕적 판단을 배제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읽기에는 3류소설 같기도 하고 너무 잔인한 스릴러 같다.


흑인이지만 혼혈 혈통으로 인해 금발에 하얀 피부를 갖고 태어나 백인처럼 보이는 리 앤더슨. 자신의 피에는 백인의 피가 1/8이 있다. 그의 추억 속에는 백인들에게 부당하게 죽임을 당한 동생의 복수를 하기 위해 미국 남부의 벅스턴이라는 마을에 들어서면서 시작한다.


처음에는 이런 지루한 소설이 있나! 그리고 중반에는 이런 애로물이 있나! 하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점점 빠져든다. 미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이 책은 결국 인종차별이 그 배경에 있다. 자신의 동생을 복수하기 위한 리의 선택, 그리고 잔인한 살인, 그것은 곧 동생에 대한 복수, 백인에 대한 환멸, 흑인의 피가 섞여있는 리가 흑인을 차별하는 백인을 철저히 농락하고 백인계급에 대한 도전을 한다. 그것도 자신의 장점을 가지고 백인을 농락하는 것을 본다.


리의 선택은 결국 자신의 아이를 가진 진까지 살해하는 것으로 이어진다. 복수라는 것이 이렇게 까지 이어지는 것일까! 아니 인종차별의 결과물이 아닐까! 또한 죽은 자를 다시 교수형에 처하는 백인 사회를 다시 꼬집는 저자의 의도는 무엇일까?


역사적인 배경을 알아야 할 것이다. 1946년. 미국은 노예해방을 했지만 아직도 인종차별이 심했고 갈등이 있는 사회였다. 그것은 1968년 인종차별을 외치다 죽은 마틴 루터 킹 목사 시대에도 계속해서 이어지는 것을 보면 저자가 이 책을 쓰던 시절에는 더욱 차별이 심했을 것이다.


미국에 가본 적이 없는 백인 프랑스인이 미국을 배경으로 복수와 인종차별, 그 시대의 미국사회의 부조리를 맹렬히 공격한다. 그리고 그 영향이 프랑스 사회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다.


어찌보면 너희들 무덤에 침을 뱉으마. 흑인 동생의 죽음에 대한 그의 복수는 정의나 법에 의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계획에 따라 다른 상대에게 전가하는 복수는 과연 정당한 것일까?하는 생각이 든다. 또한 법률적인 정의가 정확한 상대에게 주어지지 않을 때 또 다른 피해자들이 생기는 것을 본다. 안타까운 것은 아이를 가진 진, 사랑의 결실을 기뻐하는 진과 그 뱃속의 아이는 정말 편견과 차별, 복수에 대한 어이없는 희생이 아닌가 생각을 하면서 진정한 복수는 용서가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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