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불 4
최명희 지음 / 한길사 / 199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대학 시절 내 나름대로 꼭 읽어야 한다는 의무감에 머릿속에 두었던 장편소설들... 토지, 태백산맥 그리고 혼불... 태백산맥은 5권에서 조금 지루했던 기억이나고 토지는 읽기 버거웠던 기억이 나는데.. 얼마전 우연히 지하철에서 독서삼매경의 한 청년을보았는데 그의 책이 혼불임을 보고 나만의 지난 약속이 번뜩 생각났던것이다.

올해안에 다 읽어보자고 선뜻 주문한 혼불... 일단 10권이라는 장편이기에 내 나름대로 지루하지 않게 읽기위해, 멋지고 소담스런 표현들을 체크해보며 읽어보자하며 시작했는데... 그럴 여유가 없을 지경이다. 왜냐하면 너무 재미있기 때문이다.

그녀의 방식은 이렇다. 평범한 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주욱 얘기해준다. 맛깔나게 그 묘사가 너무나 탁월해서 이쯤에서 등장인물들의 성격및 외양까지도 그려질 정도이다. 그리고 내가 몰랐던 우리것들의 유래며 전통등을 전혀 지루하지않게 설명해준다. 하나의 설명을 위해 3-5페이지가 넘어가지만, 지루하다거나 삼천포로 빠진다는 느낌이 없이 그 설명이 끝나면 아쉬워 입맛이 다셔질 정도이다.

한집안이 격동의 역사적 배경에 맞물리며 이어져가는 과정을, 마을주민들의 이야기와 더불어 자연스레 큰 바퀴를 돌려가는 느낌.무엇보다 책속의 알토란같은 사투리와 전통적 표현들은 주옥같다.

날이 밝으려고 하는 것이다. 를 그녀가 표현하는 방식으로 보자 (이걸보면 분명 읽어보고싶을걸?) '그 사이 어둠은 어느새 푸르스름하게 기화하여, 구름이 회색으로 덮인 담천의 천공으로 흩어져 빨려들어가고 그 흐린 하늘은 젖은 새벽 숨을 배앝고 있었다. 그 숨에는 푸른 인광이 돋았다. 하늘은 천지의 어둠을 깊이 들이마시어 거두어들이고, 대신 청린의 새벽을 배앝아 숨을 갈아쉬는 것이다. 그 숨이 닿는 지상은 캄캄한 어둠속에서 부윰하게 눈을 뜬다. 날이 밝으려고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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