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아이돌 - 또 사랑에 빠져버린 거니? 아무튼 시리즈 45
윤혜은 지음 / 제철소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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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들어선 독립서점에서 ‘아무튼, 아이돌‘은 다른 책들을 제치고 내 시선을 단숨에 잡아챘다. 그 이유는 당연히 내가 아이돌을 좋아하는 사람이기 때문. 이전에 다른 작가의 아무튼 시리즈를 꽤 즐겁게 읽었던 (그리고 주로 소설만을 읽어왔던 나는 그를 시작으로 에세이 서적에 입문했다) 경험도 있겠다, 나는 인근 도서관에서 이 책을 발견하고 그 자리에서 바로 대출해왔다.
위에서 말했듯이, 나는 아이돌을 좋아한다. 그것도 꽤나 역사가 깊다. (라이트했든, 지금처럼 과몰입이든간에) 이 책을 읽는동안 나는 내가 관심있는 분야에 관한 글을 읽는다는게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 체감했다. 왜,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공감대 형성이라고 할까. 사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의 팬 뿐만 아니라 ‘케이팝 아이돌 그룹 중 누군가의 팬‘이라는 사실만으로 금방 반가움과 친근함을 느끼곤 한다. 내가 너무 재밌게 읽은 이유도 여기서 기인했을수도..
누군가의 덕질인생을 책을 통해서 이렇게나 가까이, 세밀히 읽어볼 수 있다는 점이 기쁘기도 했다. 물론 읽는 즐거움이라는 면에서 그렇기도 하지만 누군가는 잘 모르는, 무시하는 (가끔은 자기 스스로도 숨기기도 하는) 우리만의 문화에 대해 누군가 공개적으로 기록을 남겨준다는 것은 굉장히 의미깊기 때문에 그랬다.
어떤 면에서는 위로를 얻기도 했는데, 역시 팬의 마음은 팬이 안다고 나도 몰랐던 내 마음을 작가님이 꿰뚫어 보고 계신 느낌이 들 정도였다. 뭐라고 이름 붙여야 할지 모르겠는, 내 머리속에 막연히 뭉뚱그려있는 감정을 깔끔히 서술해 놓은 설명서를 읽는 기분이었다. 이는 덕질과 관련된 것도 그랬고 작가님이 어떠한 일을 포기했던 일화를 읽으면서도 그랬다. ‘나는 너무 노력하고 싶지는 않았고, 노력도 안하는 주제에 비교당하는 건 싫었다.‘ 너무나 내 마음과 같아서 나만 그런게 아니구나.. 하고 위로를 얻었던 대목이었다.
나도 좀 더 시간이 지나면 작가님처럼 성숙한 마인드로 덕질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하게 된다. 아니면 그 때 나는 이미 탈케했을수도.. (아닐수도) 어쨌든 책을 읽으면서 그 인물에 부여된 서사에 감정을 이입하는 게 아닌 정말 내게 공감되는 이야기를 읽으며 실제로 미소를 짓거나 (인터넷상의 ㅋㅋ이 아니라 정말 내 얼굴 근육이 저절로 움직여서 지어진 미소) 눈물을 글썽인 경험은 처음이라 굉장한 충격이었다. 정말 너무너무 재밌게 읽었다.. 작가님의 다른 책도 빌려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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