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리뷰] 여행의 이유

여행의 이유 - 김영하 산문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4월

작가이자 여행자인 사람에게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책이다. 이 책을 읽다 보니 작가가 여행을 통해 많은 경험을 해 왔고 그를 토대로 글을 만들어 왔구나 생각하게 되었다. 읽으며 여행이 갖는 의미에 대한 작가의 관점을 알 수 있어서 좋았다. 나는 글 쓰기가 직업이 아니기도 하고 재능도 없어서 내 생각을 글이나 말로 자세히 풀어 쓰기가 어렵고 하나의 개념에 대해 깊게 생각하고 통찰하기도 어렵다. 물론 이것은 작가도 어려운 일이겠지만 그럼에도 이 글을 쓴 것을 보면 ‘여행에 굉장한 애정이 있구나‘ 느끼게 된다.
첨부한 첫 번째 사진의 인용에서 요즘 뜨거운 이슈인 ‘노키즈존‘에 대해 떠올랐다. 배려를 받고 자란 어른들이 배려 받아야 할 대상에게는 너무 박하게 군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여행은 흔히 있는 일이 아닌 이벤트이기 때문에 여행지에 가면 종종 특별해지고 싶은 기분이 든다. 그와 동시에 한 지역에서 오래 머무르며 그 곳의 일상을 맛 보고 싶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여행이 일상이 되는 순간 그 의미를 잊어버리겠지? 그럼에도 나는 한 달 이상의 긴 여행을 갈망한다. 언제부턴가 (특히 젊은)사람들에게 여행을 장려하는 문화가 생겨난 것 같다. (많이 경험해보라는 의미에선지) 꼭 그럴 필요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한 편으로는 다른 문화권으로 떠나 그 곳에서 일상을 살아보고 싶은 기분이다. 분주히 일어나 필수 관광지를 둘러보고 한국인이 추천하는 맛집에 가서 한국말을 들으며 하는 식사 따위가 아니라 진정한 그 나라의 일상 속으로 들어가 nobody로 살아보고 싶은 기분.
내게도 유목민의 피가 흐르는지, 여행의 중요성에 대해 강요받았기 때문인지 모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나도 여행을 좋아한다. 곧 있을 여행에서 그 색다른 공기와 분위기 속에서 뜻 밖의, 예상치 못한 깨달음을 얻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나의 원점으로 돌아와 다시 일상을 살아갈 힘을 얻기를 바란다.
(마지막 인용 사진은 작가의 말에 있는 글인데, ‘애완‘도 ‘반려‘도 아닌 ‘여행자‘로 칭한 점이 재밌어서 기억에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