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에게 바치는 1778가지 이야기
마유무라 다쿠 지음, 임정은 옮김 / 다반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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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작가가 5년여동안에 걸친 부인의 투병기간동안 아내에게 읽히기 위해 하루도 빠짐없이 지었던 단편들을 기록한 책이다. 그 단편들 뒤엔 각각의 단편에 대한 배경설명을 짤막하게 기록하여 이해를 도왔다.
 처음 책을 펼쳤을땐 '아내에게 바치는 1778가지 이야기'란 제목을 보고 아내에 대한 사랑과 연민이 가득 표현되어 있는 내용일거라고 생각했는데 소설이라기보다는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소소한 감정을 잔잔하게 풀어 놓은 에세이에 가까운 내용이 많았고 일부는 SF적인 내용이 들어 있기도 했다.

 아내의 투병동안 부부가 힘들고 어려운 감정을 절실히 나타내기보다는 감정이 많이 자제되어 있는 느낌이 들었다. 짤막짤막한 이야기가 몇개씩 묶어져 몇개의 커다란 이야기를 구성하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아내에 대한 이야기라기보다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지고 있는 기억들을 풀어놓은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직업이 소설가이기 때문에 더 직업의식이 있어서 그런식으로 기록을 하게 된건지도 모르겠다.

 제일 먼저 든 느낌은 그 긴 기간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아내에게 읽힐 글을 썼다는 그 정성이 대단하다는 것이다. 아무리 자기를 남들에게 나타내 보이고 싶은 사람도 그렇게 긴 시간을 변함없이 누군가를 위해 어떤 일을 한다는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어쩌면 그 아내는 입에 발린 여러 미사여구보다 남편의 글에서 더 큰 사랑과 위안을 느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글을 통해서 보면 아내 또한 자신의 병에 수선떨지 않고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이 느껴진다. 자신의 장례식까지 생각하고 준비하는 여유는 놀랍기까지 하다.

 책이 장별로 따로 구성이 되어 있어서 덜 지루한 느낌이 들고 단편으로 쓴 내용도 심각하지 않은 사소한 사는 이야기가 들어 있어서 편안하게 읽기 좋았던 책이다. 글또한 너무 빽빽하지 않아 쉽게 손에 잡고 넘기기 좋았다.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담담하게 기록되어 있고 마지막에 몇장의 여백을 두어 책에 다하지 못한 작가의 마음을 느끼고 생각해보는 시간도 갖을 수 있었다. 그리고 후에 기록된 말이 너무 감명 깊었고 마음이 아팠다. '오랫동안 고마웠습니다. 다음에 또 같이 삽시다' 정말 부부는 그런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고 불같이 살지 않아도 담담하고 한결같이 서로를 지켜봐주는거라는 생각이 들면서 작가가 하고 싶은 이야기의 의도를 조금은 알 수 있을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우리 사는 삶을 한번 돌아보게 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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