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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여우 씨 ㅣ 동화는 내 친구 48
로알드 달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퀸틴 블레이크 그림 / 논장 / 2017년 3월
평점 :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게임기 대신
책을 들게 했다는 찬사를 듣는 로알드 달.
우리에게는 영화로 더 널리 알려진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저자이다.
책은 재미와 흥미, 호기심이 넘치고
짜릿한 모험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어야한다는 로알드 달의 생각은
책이 주는 감동과 느낌도 중요하지만
아이들에게 있어서 책은 진심으로 재미있는 이야기여야 한다는
나의 생각과 어느정도 일맥상통한다.
책은 수많은 간접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여러 기회를 제공한다.
어떤 작가, 어떤 책을 만나느냐는
일생에 있어서 많은 경험치의 기본기를 쌓는 과정이 아닐 수 없다.
로알드 달의 흥미진진한 모험의 과정 속에서 드러난 사회 비판적인 시각을 통해
자연스럽게 사회를 보는 통찰력을 키우고
책이 주는 재미에 빠져들어보자.
결말이 어떻게 될까,
뒷장의 이야기는 어떻게 펼쳐질까
그래서 빨리 책장을 넘겨보고 싶게 만드는 책
[멋진 여우씨]를 만나보자.

여기 욕심 많고 베품을 모르는 탐욕스런 모습을 한
이기적인 어른이 셋 있다.
닭을 키우며 아침 저녁으로 닭을 잔뜩 잡아먹는 보기스
오리와 거위를 키우며 거위 간이 짓이겨서 도넛 속에 넣어 먹는 번스.
사과나무와 칠면조를 키우고 사과로 만든 독한 술만 먹어대는 빈.
창고에, 농장에 먹을거리가 산처럼 쌓여있지만
좀처럼 나누려 하지 않는 치사스런 세 사람의 농장에
불청객이 들어왔다.
농장의 동물들을 한마리씩 쏙쏙 훔쳐가는 여우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욕심은 많지만 탐욕스러운 세 농부와
그에 맞서는 여우의 지혜가 충돌하면서
흥미진진한 대결이 펼쳐진다.
자신들의 먹을거리를 쏙쏙 빼가는 여우를 참을 수 없는 세 농부는
의기투합하여 그 여우를 잡기위해 혈안이 되고 마는데..
결국엔 여우 한마리 다 잡겠다고 여우가 살고 있는 산을 모조리 깎아내리는 모습을 보니
우리 나라의 이런 속담이 생각이 나더라.
'빈대 잡으려고 초가삼간 태운다'
손해보는 줄도 모르고
자기 맘에 안 드는 것을 없애려는 어리섞은 세 농부의 모습을 보니
웃음이 절로 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우는 대단한 협력자인 새끼 여우와 함께
오소리와 함께
보기스의 닭도, 번스의 거위, 빈의 사과주까지 얻어내는 쾌거를 이룩한다.
이렇게 일궈낸 양식들을 여우는 혼자 차지하지 않는다.
욕심쟁이 세 농부들과는 마음 씀씀이마저 다르지.
자기로 인해 살 곳을 잃어버린
오소리네 가족, 두더지네 가족, 토끼네 가족,
족제비네 가족까지 함께 어우러지며 살 것을 약속한다.
물론,,맛있는 음식은 여우 아저씨가 늘 가져다 준다는 공약도 말이다.
다른 이야기속 여우는 꾀는 많지만 참 비열하고 못된 모습을 하고 나타나기 마련인데
이 책을 통해 보여지는 여우의 모습은
위기에 맞닥뜨리지만 특유의 지혜로움과 근성으로 그 위기를 모면하고
다른 동물들과 더불어 사는 넓은 아량까지 보여주는 멋진 모습을 하고 있다.
못된 악당(세 농부)의 괴롭힘에 굴하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맞서는 여우의 모습을 보며 절로 희열을 느끼게 되지 않을까.
어려움에 처한 친구들을 모른척 하지 않고
더불어 살아가려는 여우의 그 넓은 아량은 아이가 책을 읽으며
꼭 느끼고 본받기를 하는 마음이다.

익살스런 주인공들의 모습과
여우의 통쾌한 복수극은 아이들로 하여금 절로 책을 읽게 만드는
마법을 지니고 있다.
물론 우리 아이도 예외는 아니다.
단숨에 책 한권을 다 읽고 아이는 엄마가 적어놓은 간단한 물음에 이렇게 답을 해 놓았다.
Q. 앞으로 농장에는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 여우와 오소리가 농장 동물들을 잡아 먹어서 동물들이 없어져요.
아~정말 그렇게 된다면 여우는 세 농부들에게 최고의 복수를 하게 되는 셈이네요.
여우를 잡으려고 혈안이 되어 있는 세 농부는
언제까지 굴을 파고 있을까요..?
자기네 농장 가축들이 모두 사라지는 줄도 모르고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