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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내가 지킨다! ㅣ 살림어린이 새싹 동화 (살림 1,2학년 창작 동화) 6
박현숙 지음, 신민재 그림 / 살림어린이 / 2017년 2월
평점 :

슈퍼맨은 힘이 세고 용감해요.
나쁜 위험으로부터 사람들을 구하기도 한다.
하지만 오늘 만나볼 슈퍼맨은 조금 다르다.
엉뚱하고 때론 투정도 부리며
엄마 아빠 사랑을 듬뿍 받고 싶어 응석부리는 이 작은 꼬마가
갑자기 저렇게 용감해졌다는데 무슨 이야기인지 기대가 된다.

정이 넘치는 바나나맛 우유가 그려진
작가의 말을 읽는데 왠지 모를 감동이 밀려온다.
유별난 본인 때문에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었다는 작가의 아버지.
가족을 지키기 위해 힘이 들지만
정작 가족들 앞에선 힘들다 소리를 하지 못하는 것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부모가 되어 아이들을 키우다보니 이렇게 써 놓은 작가의 말이 더 공감이 되고
고개가 끄덕여지더라.
책을 읽는 아이들도 잠시나마 생각해보겠지..
부모님의 노고에 대하여..
너무 진지하게 풀어나갔나보다
하지만 책 내용은 참으로 유쾌하고 즐겁다.
가족들은 알기 어려운 아빠의 사회 생활.
그것을 살짝 엿보게 되며 일어나는 작은 에피소드를 통해
일상 속에서의 소소한 재미와
사회 생활의 고충을 겪는 아빠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계기가 되는 책이다.

실내화를 가져다 주러 학교에 갔지만
아들이 몇학년인지도 모르는 아빠와
뒷모습을 봐도 아빠인지 모르는 소원한 관계인 동진이.
아빠와 아들의 관계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부자지간의 모습이다.
하긴..아들이 몇학년인지도 모르는건 흔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그만큼 아들에게 관심이 없던 아빠가
어느날은 예쁜 아줌마와 어떤 꼬마 사이에서
짐을 들어주며 환하게 웃고 있는 것을 보게 된다.
나에겐, 우리 가족에겐 무심하기만 했던 아빠가
그렇게 환하게 웃고 있다니..
아빠에게 서운한 마음을 품고 있는 와중에
엄마는 아빠랑 목욕탕에 가라고 하신다.
목욕하는건 정말 싫은데 말이다.

그런데 이게 왠 운명의 장난인가.
목욕탕에서 딱 마주치고 말았다!
지난번 아빠와 함께 웃고 있던 그 꼬마를 말이다.
그 꼬마는 바로 아빠 회사 사장님의 아들.
아빠는 그 꼬마가 해달라는 건 무조건 다 해주란다..ㅠㅠ
동생이라고 뭐든 다 들어줄 수는 없지 않은가
하지만 사장님을 위해
또 그 꼬마를 위해 이리뛰고 저리 뛰는 아빠의 모습은
참 애처롭기만 하다.
힘들게 사회생활하는 아빠들의 모습을 보는 듯 하여
재미있으면서도 마음 한켠이 찡..하더라.
저렇게 노력하는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그렇게 할 수 있는 힘의 원천도 바로 가족이지 않을까.
결국 내 편(동진이 편)을 들어주는 아빠.
가족을 위해 힘들게 일하시는 우리 아빠의 고충 또한
우리 가족들이 알아줘야하지 않을까?
아들을 위해 힘을 내어 일하시는 아빠를 최고로 생각하고
마음으로 사랑할 줄 아는 동진이야말로
최고로 용감한 슈퍼맨이 아닐까 한다.
소소한 일상 속에서 느낄 수 있는
감동의 가족 이야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