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하면 안 돼요? - 비주얼 철학 그림책 마루벌의 좋은 그림책 88
엘렌 두티에 지음, 다니엘라 마르타곤 그림, 어린이철학교육연구소 옮김 / 마루벌 / 2015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안돼" "하지마" 라는 이야기 하루에 몇번이나 하세요..?

어떤 날은 입이 부르트도록 저말을 할 때도 있을 꺼예요.

하지만 왜 하면 안되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같이 해주고 계신가요..?

스스로 납득이 안되고 이해가 안되는 상황에서

무작정 하지 말라는 부모의 이야기는

아이에게 부당함을 느끼게 하고

그로 인해 더 큰 반항심을 불러올 수도 있답니다.


6세. 요즘 한창 사춘기 겪고 있는 우리 아들도 그렇네요.

한글 쓰기를 하다가도 "엄마 이거 왜 해야되는지 모르겠는데 하려니까 힘들어요"

잠을 자려고 누웠다가도 "엄마 잠을 왜 자야하나요"

잘못을 해서 혼이 날 때에도 "엄마 왜 혼이 나야해요?"

라는 질문들로 머릿속이 가득한가봐요.

우리 아이 머릿속에는 지금 "왜" 라는 질문으로

가득 차 있는 듯 합니다.


충분히 설명을 한다고 했는데도 불구하고

가끔 보면 이해를 못하겠다는 표정도 보이고

이해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하기 싫은 경우도 생기고.

자의식과 함께 생각이 많아졌다는 증거겠지요.

무조건 부모의 뜻과 생각을 주입시키기보다는

스스로 생각하고 느끼며 독립적인 가치관과 사고력을 키워주는게

우리 부모가 할일 아닌가 싶네요.


흥미로운 주제로 아이의 관심을 끌어

재미있게 생각하고 이야기하며

자기만의 가치관과 사고력을 키우는데 도움을 주는

[왜 하면 안 돼요?]랍니다.



이야기가 주욱 늘어선 기존의 철학동화 아니예요.

한가지 현상에 대해 관찰해보고 추리해보고 생각해보고
가족 그리고 선생님과 끊임없이 "왜"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토론하고 이야기하는 책이예요.

사실 저도 이런책을 처음 접해보는지라 책 읽는 법에 대해

자세히 읽어보았어요.


그림 속 장면으로 나 자신을 투영시켜

그 속에 무엇이 있고 전후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생각해보며

책에 나와 있는 여러 질문들에 대해 차근히 대화를 나눠볼 수 있어요.

그러면서 그 사건의 주인공이 되어보기도 하고 주변 인물이 되어보기도 하면서

입장 바꿔 생각해보며 사고의 폭도 넓히고

공감 능력도 키울 수 있답니다.




개미를 죽여도 될까요? 그 개미가 나를 물었다면요?

내가 나를 괴롭힐 수 있을까요?

형과 누나는 아기를 괴롭히고 있는 걸까요? 놀아주는 걸까요?

책 속에는 14개의 다양한 상황이 그려져 있어요.

처음에는 재미있어 보이지만 자세히 볼수록 많은 생각이 날 꺼예요.

14개의 상황을 들여다보면 인간이 가지고 있는 '악'에 대해서

많은 부분을 이야기하고 있어요.

어디까지 잔인해질 수 있는지.

기준에 따라 잔인함은 달라질 수 있는 것인지.

조건이 허락된다면 나쁜 행동도 허용이 되는 것인지.

정답은 없어요.

자유롭게 현상을 보고 질문을 하고

아이와 함께 계속해서 "왜"라는 의문을 가지고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이랍니다.

책 읽기의 처음 시작은 아이의 생각을 알고 싶어서였답니다.

그러면서 엄마에게 "왜"라고 물어보는 아이에게

스스로 답을 찾아가길 바라며 책을 읽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같이 책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제가 가지고 있는 가치관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어요.




보고 있는 페이지는 아이 셋이서 가운데에 있는 아이를

잡아당기며 괴롭히고 있는 상황이예요.

쉽게 이야기하기 위해 성규랑 그 아이 이름을 "희서"라고 지었어요. ^^;

몇 초간 그림을 보면서 무슨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지 들여다 본 다음

우리 아이와 대화를 나눠봤어요.

같은 상황을 보고도  생각이 참 다르구나를 대화를 하면서

많이 느꼈답니다.

질문 : 무슨 상황이 일어나고 있나요?

성규 : 친구 셋이서 희서를 잡아당기고 있어요.

밑에 아이는 사탕을 줍고 있어요.

질문 : 이전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성규 : 희서가 친구들한테 무슨 잘못을 했을 것 같아요.

희서가 사탕 바구니를 뺏어가려고 해서

친구들이 하지 말라고 하는 거예요.

(엄마인 저는 희서가 사탕을 나눠주지 않아서 친구들이 사탕 달라고

괴롭히는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우리 아이와 많이 다른 생각을 하고 있더라구요.)

질문 : 이유가 있다면 괴롭혀도 될까요?

성규 : 아니요. 친구야 우리가 하나씩 먹으려고 했는데 빼앗아 가지마 라고

이야기해야 해요. 이렇게 괴롭히면 기분이 안 좋으니까.

질문중에 아프게 잡아당기는 것과 물건을 훔치는 것 중 어떤 게 더 나쁜가요 라는

질문이 있는데 성규는 사탕을 줍는 아이가 그 사탕 바구니의

주인일 꺼라고 이야기하더라구요.

그래서 흘린 사탕을 줍는 것이라구요.

아마도 그 아이가 사탕을 훔쳐가는 설정인것 같은데

아이의 생각 그대로를 들어보기로 했어요.^^

질문 : 옆에 있는 친구들이 보고만 있는 것은 나쁜가요?

성규 :나쁜 행동을 보고만 있으니까 나쁜 거예요.


질문 : 이런 상황을 보면 어떻게 하겠나요?

성규 : 선생님한테 얼른 가서 말해야해요.


친구들의 다툼을 볼땐 얼른 선생님께 이야기해야한대요.

그럼 선생님이 안계실땐 어떻게 할까? 했더니

친구를 괴롭히는 나쁘다고 이야기해줄꺼라고 하더라구요.


가만가만 아이가 하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아이는 엄마와 대화를 나누는 중간중간

"왜 하면 안돼요?"라는 질문에 대해

 스스로 답을 찾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답니다.

선과 악에 대한 가치관도 어느정도 정립되어 있는 것도 알 수 있구요.

같은 현상을 보고도 엄마인 저와는 보는 눈이 다르구나도 느낄 수 있었어요.

보는 관점이 다르다는건 그만큼 생각도 다르다는 걸 이야기하니까

아이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한번씩 들여다보는 좋은 시간이 될 것 같아요.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답을 찾아가며 창의력과 사고력이 발달되는

[왜 하면 안 돼요?]와 함께 하는 시간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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