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다란 초록 천막 2 은행나무세계문학 에세 11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지음 / 은행나무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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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3년 스탈린 사망 이후 어지럽고 혼란한 러시아 역사 속에서 살아가는 세 친구(일리야, 미하, 사냐)를 중심으로 촘촘하게 엮인 수많은 인물들의 이야기다.

1950년대 스탈린의 죽음에서1990년대 시인 브로드스키의 죽음까지. 40여년의 세월동안 많은 죽음이 등장한다. 제목인 ‘커다란 초록 천막’의 천막 역시 죽음을 뜻한다. 우리는 많은 죽음 사이에서 한 사람 한 사람이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인생을 본다. 같은 시대, 다른 환경 속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선택은 무엇일까.

인물 하나하나가 촘촘하게 엮이며 거대한 숲을 이룬다. 그 숲을 들여다 보고 있으면 어느새 한 명 한명이 마음 속에 남게 된다. 오래도록.

오랜만에 정말 푹 빠져 읽을 소설이다. 문학부터 음악에 이르기까지 작가가 보여주는 폭넓은 역량에 감탄하며, 어느 인물 하나 동떨어지지않은 세심함에 놀라며 읽었다. 무엇보다 러시아 역사 속 인물들이 낯설게 느껴지지 않았다. 격동의 역사 속에서 인간이 할 수 있는 선택들이 지극히 이성적이게 보이지만 무엇보다 본능적이기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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