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자유 - 김인환 산문집
김인환 지음 / 난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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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지도를 처음 펼쳐들었을 때, 그 웅장함에 반하게 된다. 지도를 들여다 보면 볼 수록 각 나라들의 생김과 위치가 눈에 들어온다. 익숙한 곳부터 낯선 곳까지. <타인의 자유>는 하나의 지도다. 저자 김인환 선생이 어쩌면 평생에 걸쳐 그려놓은 공부의 흔적, 책의 지도가 눈 앞에 펼쳐진다. 

한 권의 책이 가지는 의미는 그 책 속에 있는 것이 아닌, 책들이 다른 책들과 맺는 무수한 관계 안에 있는 것(30p)이다. 그 관계들 속에서 우리는 '맥락'을 파악하게 된다. 맥락은 광장과도 같아 길을 잃지 않기 위해선 방향을 정하고 길을 선택하는 가지치기를 해야한다. 그렇게 그려가는 것이 책의(공부의) 지도다. 

<타인의 자유>는 문학, 인물, 철학, 예술, 정치, 경제까지 광범위한 분야를 다룬다. 책을 처음 접하게 되면 그 웅장함에 당황하거나 어렵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한 권의 책이 하나의 지도라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즐거워진다. 그리고 김인환 선생이 그려놓은 지도의 맥락을 짐작케 되는 순간 가슴이 뛴다.

모든 사람은 서로 다른 지도를 그릴 것이다. <타인의 자유>는 하나의 견본이다. 모범답안이 아니라 견본이라 말하는 까닭은, 그 어떤 지도에 정답은 없기 때문이다. 김인환 선생은 <타인의 자유>라는 제목은 로자의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한 자유'라는 말에서 따왔다고 밝힌다. 나는 이 책을 '모든 사람들이 서로 다른 지도를 그릴 자유'라 해석해본다. 

나의 책 지도는 어떤 방향으로 그려지고 있을까. <타인의 자유>와 같은 멋진 지도를 만들기 위해 지금 갈 길과 이제 할 일에 집중하며 걸어가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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